“황장엽 살해한뒤 투신 자살하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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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北간첩 2인조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암살 지령을 받은 북한 공작원들은 맨손으로도 2~3명을 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 암살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암살조원 중 한명은 “황씨 친척으로 남한에 정착하면 언젠가는 황씨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황씨를 만나면 살해한 뒤 투신 자살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인 김영철 상장으로부터 황장엽 전 비서 암살은 물론, 황씨 친인척으로 신분 위장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진한 부장검사) 등 공안당국에 따르면 황 전 비서 암살 지시를 받고 국내 위장 탈북 형태로 잠입했다가 구속된 김명호(36)와 동명관(36)은 모두 전문적인 군사 훈련을 20년가량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각각 군사학교인 함흥시 회상구역 회상물리고등학교와 길주군사학교를 각각 졸업한 뒤 1992년부터 마동리 군사학교에서 군사교육을 이수했다. 이들은 2009년 11월 초순 김영철 상장에게서 “황장엽을 제거하라. 황씨 친인척으로 신분을 위장하라”는 지시를 직접 받았으며 같은달 21일 김 상장 주재 만찬을 함께 한 뒤 다음날 아침 곧바로 원산 함흥 청진을 거쳐 두만강을 건넜다. 이들은 올해 1월29일과 2월4일 태국에서 강제추방되는 형식으로 국내로 입국했으나 공안당국의 추궁에 황 전 비서 암살 지시 등을 실토했다. 동명관은 실제 황씨의 조카로 신분 위장을 시도했으나 황씨 조카가 북한 군사기밀을 많이 다루는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등 부담감 탓에 곧바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는 이후 황씨 친인척으로 가장해 “(황씨 친인척이어서)북한에서 진급이 안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탈북자로 위장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인민무력부 정찰국 전투원으로 선발돼 고강도 군사 교육을 받기도 했다. 사격 훈련은 기본이었다. 외국어 교육에는 남한에서 발간된 영어교재가 활용되기도 했다. 지도원과 1대 1 교육을 받는 이른바 밀봉교육도 받았다. 김씨는 1997년 12월 서해 해상 침투조 개척 조장 임무도 맡았고, 이때 북한 국기훈장 3급을 받기도 했다. 남한 정착을 위한 자동차 정비 기술 교육도 받았고, 남한의 인기 드라마도 3편 집중 시청했다. 동명관은 2006년부터 남한 침투 공작조로 선발돼 집중 교육을 받았고, 중국에 현지 적응차 운수회사 운전기사로 위장취업해 잠입을 시도한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위장탈북 여부 등을 판별하기 위한 탈북자 대상 합동심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는 9월로 예정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착지원법)’ 개정안 발효에 맞춰 합동심문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이 전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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