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시민들 물통들고 출근하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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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요즘 평양의 중심지역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시민들은 먹을 걱정에, 전기불 걱정, 물 걱정까지 ‘3대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출근할 때 물통을 가지고 나가는 게 이젠 습관이 됐다” 중국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평양시민들이 겪고 있는 물 고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주민은 “요즘 평양의 중심지역에도 하루 3시간밖에 전기를 주지 않는다”면서 “물이 나오지 않아 시민들은 대부분 아래층까지 걸어 내려가 물을 길어다 먹는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30~40층짜리 아파트가 많은 광복거리 일대에는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아 물 한통을 가지고 40층까지 올라가자면 30분 이상 걸린다”고 이 주민은 반응했습니다. 평양시민들이 겪는 물 고생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올해에는 특별히 정전되는 날이 많아 수도꼭지에서 물을 본 지 꽤 오래됐다고 이 주민은 설명합니다. 그래서 인터넷 위성 지도인 ‘구글어스’로 물 부족이 심각한 평양시 일대를 살펴봤습니다. 평양에서도 물 부족이 가장 심각한 곳은 만경대구역 갈림길동에 위치한 40층짜리 고층아파트. 도로 맞은편에는 북한에도 유명한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 있습니다. 복수의 평양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이 40층짜리 아파트는 지난 1980년대 말 북한이 제13차 세계청년학생 축전을 계기로 방 3칸짜리 최신식 아파트를 건설했지만, 지금은 전력공급도 안되는데다, 물까지 공급되지 않아 ‘최악의 아파트’로 됐다는 것입니다. 한 평양 출신 탈북자는 “이곳 주민들은 아침 출근시간에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5리터짜리 물통을 가지고 출근한다”면서 “직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물을 길어가지고 집에 올라가는 게 생활화 됐다”고 말했습니다. 집까지 오르내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나름대로 터득한 ‘생활요령’이라는 것입니다. 중국에 나온 평양주민은 “그래도 인민들이 사는 아파트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새까맣지만, 만수대 (김일성)동상이나 주체사상탑은 환하다”면서 심각한 전력난 속에서도 우상화물에 대한 전력공급은 중단되지 않았음을 내비쳤습니다. 한편, 당과 군부의 고위층들이 사는 아파트 지역도 정전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중구역이나, 대동강구역 등 노동당, 대남연락소, 군부 고위층들이 사는 아파트는 전기선도 따로 뽑아 일년 365일 정전을 모르고, 물 걱정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조건이 좋은 아파트들은 미화 1만 달러 이상에 암거래되고 있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요즘 부족한 물 문제를 풀기 위해 평양시 각 인민반들에 우물을 파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교구역과 동대원구역 등 일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지역에 우물들이 새로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밤에는 자물쇠를 잠근다고 이 평양 주민은 말했습니다. 밤새 다른 사람이 물을 길어가거나 우물에 오물을 넣을까 봐 인민반별로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물 고생을 겪어온 탓인지 평양 주민들 가운데는 고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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