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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좋더라" 장군님 한 마디에…평양시민 '몸살'
조선일보 2011-08-02 11:55:00 원문보기 Korea, Republic o news 766 2011-08-02 17:23:22
베이징 거리에 장미꽃이 보기 좋더라. 평양에도 심어라.”

평양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 같은 한마디에 한바탕 몸살을 겪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평양에 장미심기 운동이 벌어졌다”고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방송은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월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했을 ‘(베이징 거리) 장미꽃이 보기 좋다. 평양에도 심게 하라’고 지시를 내린 다음부터 평양에 본격적으로 장미가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평양시내의 전구로 장식된 원형 꽃밭이 빛나고 있다/조선일보DB
장군님의 한마디가 떨어지자 북한 당국은 ‘장군님 방침’이라며 자치조직인 각 인민반에 장미꽃 화단을 맡겼고, 인민반은 집집이 “(화단에 심을) 장미꽃을 얻어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너도나도 장미 생화(生花)를 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미처 생화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은 가구당 북한 돈 2000원을 바쳤고, 인민반은 그 돈으로 가짜 장미꽃(조화)을 사서 심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미꽃이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도난사고도 나오고 있다. 남의 꽃을 뽑아 당국에 바친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24시간 자신이 맡은 구간을 감시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감시활동에 한번 빠지려면 벌금으로 북한 돈 500원을 내야 한다. 이 돈으로 ‘장미꽃 경비원’을 고용해 세운다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중국으로부터 장미를 수입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민들은 먹을 것이 없이 배를 곯는데, 화초나 가꾸라는 김정일의 지시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가짜 장미를 지키는 주민들의 모습은 마치 코미디 같았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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