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 맞아 북중국경 ‘꽃제비’ 도강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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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에서 먹을 것을 찾아 중국 국경을 넘는 꽃제비, 즉 부모 잃은 10대 소년들이 가을철 들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월 초까지 북중 국경지역을 답사하고 돌아온 미국 북한인권단체인 ‘318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요즘 압록강과 두만강물이 줄어들어 중국에 먹을 것을 얻으러 나오는 북한 꽃제비들이 늘고 있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현지에서 촬영한 꽃제비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두만강을 끼고 있는 중국의 도시와 마을에는 꽃제비들이 하룻밤에도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출몰한다”면서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약 10여명의 꽃제비들을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꽃제비들을 촬영한 장소나 그들의 얼굴이 찍힌 점을 감안해 보호차원에서 동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동영상에 찍힌 꽃제비들은 대략 10~13살의 소년들로, 12살 난 한 꽃제비의 신장은 한국의 7~8살 나는 어린애의 키와 비슷했고, 영양실조에 걸린 탓인지 머리만 커 보였습니다. 현지에서 이들을 목격했던 이 단체 관계자는 “한 꽃제비는 어디서 맞았는지 머리에서 진물이 흘렀다”면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한 다음 먹을 것과 옷, 신발 등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지역이 고향인 탈북자 김철수(가명, 31세)씨도 “재작년에 있은 화폐개혁 때 가정이 파탄된 집들에서 부모들은 죽고, 아이들은 버려졌다”면서 북한에서 꽃제비가 확산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들이 여름철에는 두만강 물이 많아 건널 엄두를 못 내지만, 요즘엔 물이 찌어 10대 아이들도 여울목을 잘 고르면 얼마든지 건널 수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미국 대북인권단체 관계자는 국경마을 조선족 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두만강을 몰래 건너와 먹을 것을 구걸하는 꽃제비들이 작년부터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경지역 조선족 교회들에서는 찾아온 꽃제비들에게 약간의 먹을 것과 입을 것 등을 제공할 순 있지만, 장기간 보호할 수 없어 부득불 교회 밖으로 내보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 등 제3국으로 꽃제비들을 데려오자고 해도 거액의 돈이 들기 때문에 조선족 교회에서는 손댈 엄두조차 못 낸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인신매매된 탈북 여성들을 구출하는 활동을 벌여오던 이 단체는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꽃제비 보호활동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쌀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꽃제비 행렬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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