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력설 아닌 음력설 맞아 '설맞이 공연'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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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달리 음력설을 맞아 학생들의 설맞이 공연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에는 양력설 전날(12월 31일)에 공연을 조직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주체 101(2012)년 설 명절을 맞으며 학생소년들의 설맞이 공연 '영원한 해님의 나라' 가 23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김정일이 김일성 사후 공연을 참관하지 않았던 것처럼 김정일의 통치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김정은도 이번에 참관하지 않았다. 북한은 1950년부터 학생소년들의 '설맞이 공연'을 양력설 전날 저녁에 진행해 왔다. 북한은 당시 8살이던 김정일이 학생들과 함께 평양시 해방산에서 김일성을 모시고 공연을 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후 공연이 연례 국가행사로 자리 잡은 것은 1958년도부터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수차례 선발절차를 거친 유치원생, 소·중학교 학생들이 참가해 노래와 춤, 악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데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8월 전국 시·군 경연대회→도 경연대회→중앙 시연회를 거치게 된다. 시연회 합격자들은 신체검사와 출신성분 확인 등의 최종절차를 밟은 후 본 공연에 참가하게 된다. '설맞이 공연'은 1963년 평양시 중구역 서문동에 세워진 평양학생소년궁전과 1989년 건립된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주로 진행돼 왔다. 이처럼 양력설에 진행돼 왔던 설맞이 공연을 음력설에 진행한 것은 일단 김정일 사망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29일 애도기간이 끝난 직후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고, 공연 내용도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날 공연은 대부분 김정일을 추모하는 내용의 공연이 주를 이뤘고, 말미에 가서야 김정은에 대한 '대를 이은' 충성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공연은 위대한 수령님과 아버지 장군님을 영원한 해님으로 높이 모시고 향도의 당을 따라 선군혁명 천만리를 끝까지 걸어갈 300만 학생소년들의 드팀없는 의지를 반영한 종장 '김정은 선생님 발걸음 따라 앞으로'로 끝났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대를 이은' 새로운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음력설을 맞아 공연을 진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에서는 2003년 음력설이 휴일로 지정됐을 만큼 양력설에 대한 비중이 큰데 따른 반응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김정은이 선대 수령들이 정한 국가 행사를 바꾸어 자기가 이 나라의 권력자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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