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파분자 단호히 짓부시자"…집단숙청 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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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영도체제 확립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김일성의 종파사건 및 김정일의 곁가지 투쟁과 같은 집단 숙청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내부 소식통은 25일 "중앙(당)에서는 15일부터 '우리 당 안에서 쏠가닥 거리(뒤에서 헐뜯는 행위)는 각종 종파분자들의 책동을 단호히 짓부시자'는 내용의 사상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앙에서 매일 생활총화를 통해 대장 동지(김정은)의 풍모에 대한 위대성 선전과 함께 조금이라도 의구심이 섞인 발언이 보고되면 강도 높은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간부들은 누구도 이 기회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이처럼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전개하는 이유에 대해 "중앙 간부들에서도 '나이가 어리다' '나라를 위해 무얼 한 게 있나' 등의 비난이 있은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심 섞인 말을 하면 종파로 모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그동안 김정은 이력과 관련해 그의 출생 비밀과 김일성종합군사대학 졸업,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 관련 학과 이수 등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주장들이 널리 퍼졌다. 예를 들면 김정은이 16세에 썼다는 '조국해방전쟁(6.25전쟁)에서 김일성의 영군술이 만들어낸 불멸의 업적' 논문에 대해서도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어린 나이에 그런 논문을 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간부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교양하는 김정은의 이력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김정은 불만세력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는 주민대상 사상교양에서도 감지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요즘 김정은을 선전하는 학습회, 강연, 교시전달, 인민반회의 등 각종 회의가 매일같이 진행되고 있다. 이 소식통은 "21일 '김일성 동지 혁명사적관'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중앙당 선전부 지도원은 '우리는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을 높이 받들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더 잘 받들어 모실 천만 군민의 철석같은 신념과 의지를 대내외에 알려야 한다' '지금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대해 의문을 가지거나 의심하는 자들은 다 1956년도 당의 방침을 헐뜯던 종파분자들(연안파)과 한 배 속이다'라는 엄포도 놓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주로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전군, 전민이 철통같이 뭉쳐야 한다' '김정은 동지는 우리 군대와 인민이 믿고 따르는 위대한 수령이다' 등의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며 "1월에만 이 같은 회의가 각급 기업소 단위, 각 동에 소속된 여맹(조선민주여성동맹) 단위로 11차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당 선전부 지도원과 도당 선전부 지도원이 출석자를 체크하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여맹원들은 빠질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권력 내부 파벌이나 특정 세력을 대상으로 집단 숙청작업을 진행했다는 보고는 아직 없다. 다만, 지난해부터 지방 권력을 중심으로 기강 세우기 차원의 숙청은 진행 중에 있다. 김일성은 권력 전반을 장악한 1950년대부터 반당·반혁명분자 색출이라는 미명 하에 수 차례 '종파사건'을 일으켰다. 김정일은 삼촌인 김영주를 비롯해 이복동생 김평일을 '곁가지'로 배제시켰다. 김정은 시대 '종파' 또는 '곁가지'는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과 지지세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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