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체제비난 낙서사건의 범인이 꽃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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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내부에서 발생한 체제비방 벽서사건이나 낙서사건들이 종종 외부세계에까지 알려져 관심을 모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들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주로 부모와 가정을 잃고 떠도는 어린아이들, 즉 꽃제비들을 시켜서 벽보를 붙이거나 살포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 내에서 체제를 비판하는 낙서나 벽서 또는 전단지 살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보안당국이 눈을 부릅뜨고 범인 색출에 나서지만 정작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범인을 색출해 냈더라도 발표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범인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발표조차 못 한다는 얘깁니다. 최근 방문차 중국에 나온 함경남도 주민 민 모 씨는 낙서사건 범인 색출이 어려운 이유를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낙서사건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직접 살포하기 보다는 부모를 잃고 떠도는 꽃제비들에게 벽보 살포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민 씨는 한 예로 “금년 초 함흥역 부근에서 ‘선군정치 만세’라는 구호의 ‘정치’라는 두 글자 위에 ‘중지’라고 쓴 종이를 덧붙여 ‘선군중지 만세’로 바꿔 놓은 사건이 발생했는데 어렵게 범인을 잡고 보니 7살짜리 어린 꽃제비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중지’라고 쓴 종이를 그 꽃제비가 덧붙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종이를 붙이도록 사주한 진짜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것입니다. 붙잡힌 꽃제비는 조사과정에서 “어떤 아저씨가 빨간 돈 한 장(북한 돈 100원 또는 50원 짜리로 추정)을 주면서 종이를 붙이라고 시켜서 글자도 모르는 나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종이를 덧붙였다”고 진술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두고 주민들은 “누구 짓인지 모르지만 참으로 기가 막힌 방법”이라며 통쾌해하고 있다고 민씨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곳에서 발생한 낙서나 벽서 사건도 꽃제비를 시켜서 한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꽃제비들을 이용할 경우, 주거지가 일정치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색출해내기도 어렵고 설사 붙잡힌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미성년자들이기 때문에 가혹한 처벌을 내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평안북도 주민 류 모 씨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실제로 낙서나 벽서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대부분 쉬쉬하고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위부나 보안부 등 사법기관들이 범인색출을 위해 요란을 떨다가 범인검거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차라리 쉬쉬하며 사건을 덮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류씨는 그러면서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작년에 신의주에서 장군님(김정일)사진이 있는 노동신문으로 딱지를 접어서 꽃제비들에게 나누어 준 사건도 있었다”며 “철부지 아이들이 장군님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것이니 참 기발한 방법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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