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노동당 '해외돈줄' 막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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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노동당 '해외돈줄' 막혔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6자회담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크리스토퍼 힐 미국수석대표가 10일 오전 숙소인 트레이더스 호텔을 나서다 기자들에게 회담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베이징=연합 북한은 왜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과의 거래금지 조치 해제를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6자회담 의제와 전혀 관계없는 문제를 들고 나온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금융제재로 북한의 중요한 외화 조달 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한반도 주변 강국 모두가 관여된 국제회담의 ‘운명’까지 건 데는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마카오 은행과의 거래가 북한에는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 전경. ◆ 김정일 비자금 계좌? 우선 이 계좌들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개인 돈지갑’일지 모른다는 관측이 있다. 2003년 7월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김정일이 체제보호를 목적으로 50억달러(미 CIA는 43억달러 추정)에 달하는 비자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북한 고위인사들과 아시아지역 정보기관들은 북한의 대외무역회사인 대성무역을 통로로 마카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비자금이 비밀리에 송금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90년대 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함께 탈북한 김덕홍씨도 이런 설 등을 언급하면서 “이런 회사들을 폐쇄하면 김 위원장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카오 은행에 김 위원장 비자금 계좌들이 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다. 북한 소식통들은 이 계좌의 자금은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1회 700만∼800만달러 정도 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히고 있다. ◆ 노동당 계좌일지도 두 번째 가능성은 최소한 이 계좌가 북한 노동당이나 국방위원회의 해외계좌들이라는 것이다. 실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측이 북한에 송금한 5억달러는 이 계좌로 들어갔다. 2003년 5월 대북송금 특별검사팀의 조사 결과다. 당시 돈의 흐름은 현대 외환은행 국가정보원 계좌 마카오 북한 계좌였다. 마카오 은행에는 북측 계좌가 여러 개 있는데 특히 암호명 ‘309호실’로 불리는 것이 노동당이나 국방위 비밀계좌라는 주장이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마카오 은행에는 ‘309호실’이라는 계좌 외에도 ‘38호실’, ‘39호실’이라는 계좌도 있는데, 이들 계좌가 북한의 불법 무기 수출 대금, 마약 밀매 자금, 위조달러 수입 자금 등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초정밀 위조 달러(수퍼 노트)를 연간 1500만달러 규모로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 외국 정보기관들의 추정이다. 1994년 이후 동남아 등에서 13차례에 걸쳐 총 464만달러의 북한산 위조달러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남한에서도 한 해에 약 4만3000달러의 위조달러가 적발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미국은 베이징 공동성명 발표 이후 지난 1개월 남짓한 기간에 성명 정신에 심히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거리낌없이 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선(先)핵포기 요구, 인권 거론과 함께 불법거래 주장을 미국이 ‘전혀 근거없는 딱지를 붙이는’ 사례로 들고 “우리는 제5차 6자회담에 나가 따지고 계산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nk.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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