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공작 진행형…"사이버 민방위 훈련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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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 합동대응팀은 지난달 20일에 발생한 KBS·농협 등 방송·금융 6개사에 대한 사이버 테러가 북한소행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같은 달 26일 데일리NK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에 대한 공격도 '3·20 해킹' 방식과 완전히 일치했다. 이번 북한의 사이버 테러는 지난 2009년부터 계속 자행되어온 도발행태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9년 7월 7일, 2011년 3월 4일 디도스(DDos) 공격, 2011년 4·12 농협전산망, 2012년 6월 중앙일보 해킹 사건 등은 모두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바 있다. 북한의 사이버 도발은 직접적 피해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북한이 얼마나 위협적이고 호전적인 국가인지를 새삼 인식시켰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국민으로서는 북한 사이버 공격의 정확한 주체와 양상, 적절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적절한 답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출간된 '삐라에서 디도스까지'(도서출판 글통 刊/하태경 著)는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책은 북한의 대남 책동·선동방식을 통시적으로 서술하며 삐라에서 라디오, 그리고 최근 디도스 등 사이버 테러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80년대 후반 학번으로 한때 전대협 조국통일위원회 간부로까지 활동하는 등 친북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90년대 중반 북한 독재정권의 실상을 깨달은 뒤 북한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또한 민간 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을 이끌었던 경험으로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전쟁 이후 남북 대립은 군사적 전쟁이라기보다는 "방송과 신문을 비롯한 '매체 간 전쟁'"이었다고 진단하면서 "북한은 향후 더 진보된 사이버 역량을 동원해 좀 더 치밀한 대남공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미디어 현실과 그들이 추구하는 대남 전략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위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저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07년 9월 사이버전을 전담 수행하기 위한 전문부대를 창설했으며, 북한의 해커 조직은 당과 군대 내에 포진, 김정은을 중심으로 통합돼 있다. 또한 북한의 사이버 테러 요원은 "해당 교육생이 해커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보안유지를 위해 상급학교에 진학시키지 않는" 등 엄격한 규율 하에서 양성된다. 저자는 북한이 최근 들어 사이버 테러를 자주 감행하는 이유로 ▲사이버 테러의 저렴성 ▲테러분자의 체포위험 미미함 ▲대한민국의 반격 곤란 ▲정보수집의 편리성 등 네 가지를 꼽았다. 그러면서 북한의 사이버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범국가적인 '사이버 민방위 훈련'을 제안했다. '사이버 민방위 훈련'을 실시해 모든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정기적으로 재설치하고 비밀번호를 변경하게 하는 방식으로 국가영역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의 높은 보안성을 유지하자는 것. 또 개인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인한 피해를 일상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발신인이 명확하지 않은 이메일은 열지 말고 ▲컴퓨터에 불필요한 파일은 설치하지 말며 ▲중요한 파일은 외장 디스크에 백업하고 ▲정기적으로 운영체제를 재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북한에 사이버 테러를 가할 수 없는 한국의 입장에서 북한 정권에 타격을 제대로 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북한에서 불고 있는 한류와 대북 방송을 이용한 우회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한국의 대북 미디어 전략에 북한 당국의 극심한 언론 통제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에서부터 최고 간부에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 인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북방송'의 활성화를 위해 AM 라디오 방송과 DMB TV 방송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나아가 저자는 '남북방송 전면 개방'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우리도 북한에 조금씩 유입되는 외부 정보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틈을 넓혀나가야 한다"면서 북한의 대남 방송을 허용하는 대신 한국의 대북 방송도 대폭 늘려 한국의 미디어 경쟁력으로 북한 인민들이 깨어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수년간 북한이 지속적으로 강행했던 사이버 도발의 실체와 의도 및 대응 방안에 대해 평소 의문을 품었던 독자라면 책을 통해 일정한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디어를 통한 북한 민주화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임고향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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