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21일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것을 두고 북한주민들은 상투적인 수법이라며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이 주민불만을 잠재우고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해 남북 간의 정세를 긴장시켜온 것이라며 이 같은 상투적인 수법이 주민들에게 더는 통하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반도에 조성된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황은 25일 남북고위급 회담이 합의문을 내고 타결됨으로써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이번 남북간의 대치상황도 북한이 도발한 목함지뢰 사건과 남한에 대한 포격도발로 시작됐습니다. 남한에 대해 먼저 도발을 자행하고 이를 부인하는 북한의 뻔뻔한 수법은 북한주민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는 소식입니다.

유엔군사정전위원회가 인정한 지뢰도발 사건을 김정은 정권은 한사코 부인하면서 전국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번의 준전시상태와 관련해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제 우리 인민들도 미국이 절대로 전쟁을 먼저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아무리 중앙에서 준전시 상태라고 떠들어도 이젠 사람들이 '또 전쟁 놀음을 시작했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준전시상태가 선포되자 북한 주민들은 “요즘 쌀값도 내리고 휘발유 값도 내려 좀 살만해지나 했더니 윗대가리들(김정은)이 또 배가 아파난 모양”이라며 한결같이 당국의 처사를 비난했다고 소식통은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북한이 텔레비죤(TV)으로 연일 내보내는 전쟁훈련소식 역시 주민들의 당국에 대한 혐오감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전쟁연습에 쏟아 부을 돈이 있으면 인민들에게 쌀과 고기를 먹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민들이 비난하는 이유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가을이 가까워지면서 장마당 쌀값이 많이 내렸지만 군인들의 식생활은 말할 정도가 못 된다”며 “평안북도 철산에 있는 경보부대는 군량미가 없어 병사들에게 통강냉이를 삶아 먹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 갓 입대한 병사들속에 허약자가 많다며 입대 전 집안 생활이 좋았던 병사들일 수록 영양실조에 쉽게 걸린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원인은 북한이 신입병사들에게 식용유와 고기를 먹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경보병 부대 병사들마저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판에 전쟁을 어떻게 하겠다고 떠벌리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며칠 전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는 것을 보면서 김정은이 현실을 너무도 모르거나 아니면 주민들을 무조건 강력 통제하려는 나머지 크게 실수하는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