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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리의 밥
동지회 12 1505 2005-12-19 14:03:59
우리는
쌀을 잊은 지 오랬다
그래서 우리의 밥은
나무다
껍질이다

우리의 밥은
산에서 자란다
바위를 헤치고 자라서
먹기엔 너무도 아프다
그래도 먹어야만 하기에

두꺼운 나무껍질
슬픔이 끊는 물에 삶아내어
꺼내선 죽도록 망치로 때리고
또 끓이고 또 때리고
그래도 목을 죄는 밧줄 같아
마지막엔 양잿물을 섞으면
마침내 반죽되는 나무껍질

그것도 밥이라고
그릇에 담기라고
우리는 밥을 빚는다
한 줌 속에 나무를 빚는다

오 그러면
그 몇 덩이
우리의 눈물덩인가
볼수록 꽉 메는 목구멍

그 몇 덩이도 없어
그런 밥도 없어
먹고사는 전세계 목숨들이여
이 나라엔 산이 모두 벗겨지고도
그러고도 나무가 모자라 수백만이 굶어죽었다

2005년 1월 장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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