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맹물장사 |
---|
북한 시장에도 물장사가 있다. 그러나 먹는 물이 아니다. 맹물밖에 가진게 없어 그것으로라도 돈을 마련해 보려고 세수물을 파는 사람들이다. 새벽부터 시장에 나온 여인들 온 하루 세수물을 판다 맹물세수 5원 비누세수 10원 집안에 재산이란 맹물밖에 없어 그 물에 운명을 담그는 여인들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갈땐 한 동이 그 재산을 에잇 죄다 뿌려던진다 그래도 또 날이 새면 희망 가득 동이에 지고 그 짐이 힘이 되여 주린 창자 부여안고 시장으로 달음치는 여인들 어리석은 생명들이여 그 물에 번 돈은 얼마며 그 물에 가난을 어떻게 씻으랴 남들에게 세수하라 웨치면서도 자신들은 세수할새 있었더냐 사람들의 얼굴보다 나라부터 씻어야하매 그 물은 물이 아니다 차라리 그네들이 물을 나르지 않고 불을 날랐다면 오늘날엔 그 불로 눈부신 나라의 새 아침도 보았으리 마음도 시원하게 닦아낸 자기들의 새 얼굴도 보았으리 2005년 1월 장진성
신고 0명
게시물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