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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방에서 발견한 멋진글, 한국생활지침의 글!!!
Korea Republic of 개성사람 3 524 2009-03-06 20:47:25
몇달만에 동지회에 들어와서 여기저기 글들을 둘러보던중 너무 좋은 글을 발견해서 댓글로 썩기엔 아까워서 여기에다 복사합니다.
매번 올때마다 언제나 희망과 꿈과 훌륭한 조언을 해주시는 선생님 같은 언제나늘님 감사합니다.
한국에 금방와서 어떤걸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야할지 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직접 겪으면서 배워야했는데 이글을 보니 그 많은번뇌가 한번에 날아가는것같고 앞날의 길잡이와 같은 내용이 다 담겨있네요.
아래는 질문방에 언제나늘님이 쓰신 댓글입니다. 언제나늘님 허라없이 올린점 양해부탁드립니다.

http://nkd.or.kr/community/read.php?s=5005&no=2216#14751

퇴역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한에서 대학 들어가면 20세인데 대학 4년 군대 3년, 거기다 대학시험에서 떨어져 재수, 3수 하면 27-29세에 대학졸업하고 사회에 나옵니다. 미리 군대 마친 셈치면 크게 늦는 건 아닙니다. 그보다는 학습량이 많은데, 얼마나 맑은 정신과 체력으로 공부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겁니다.

각 나라의 경제성장은 눈덩이 굴리기와 비슷합니다. 처음엔 아주 빨리 굴릴 수 있지만, 커지면 무거워져 천천히 굴리게 됩니다. 후진국일수록 성장률이 높고, 선진국일수록 성장률이 낮습니다.(그래도 남한경제 성장률에 대해선 불만입니다만.)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라 농촌에 어마어마한 노동력이 도시로 취업을 위해 대기중이고, 남한은 그런 단계가 지나 농촌에 그런 대기인력은 없습니다. 대신 저성장으로 인해 실업률이 높은데, 실제로는 중국보다 훨씬 낮은 셈이죠.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묘한게 되어 호황과 불황이 교차됩니다. 그 기간도 잘 예측이 안 됩니다. 하여간 남한이나 기타 선진국 모두 실업률이 보통 7%-12% 정도 됩니다. 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대기업들이 고용을 늘려 거의 완전고용에 육박했었죠. 외환위기 이후 돈 꿔주는 양코백이들이 자기들 식대로 해야 한다고 조직을 소수정예화하고 인건비를 줄이도록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실업이 늘고 자영업자 숫자가 과도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번 경제위기에 당해서 기업과 노동조합, 정부가 과거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가능한 해고를 안 하고 임금을 깍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만.....

불황이 끝나면 또 시절 좋은 때가 오게 됩니다. 그리고 경제가 어럽다고 다 어려운게 아니고 가장 타격을 받는 건 저소득층입니다. 나머지는 어느정도 소비를 줄이는 정도입니다. 실업이 많다고 해서 다 노는게 아닙니다. 절대다수는 일합니다. 취직이 안된다고 다 안되는게 절대 아닙니다. 다수는 취직합니다. 그리고 좋은 대학 인기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은 거의 다 취직합니다.

남한사회가 아직 학력을 중시합니다. 그리고 탈북자가 남한사회에 오면 사실 발 붙이기가 어렵잖습니까? 북에서 배운 것도 잘 인정이 안되지, 여긴 여기대로 기술이 틀리지. 대학 가서 공부하면 훨씬 낫지 않는냐 합니다. 더구나 등록금 거금인데 면제해 준다는데. 지금 남한 젊은 세대 밝고 선량합니다. 대학은 자유와 낭만이 흐르는 곳입니다. 또 가치를 배우는 데죠. 하나 늦은 나이에 처지를 생각해서 현실적인 목표에 적극적일 걸로 압니다.

탈북자이니, 집은 제공될 것이고, 대학 학비는 공짜이고, 단지 생활비와 용돈을 조달해야 할텐데, 노가다도 하고 식당 아르바이트도 하고, 기타 일자리를 알아봐야 할 겁니다. 일하랴 공부하랴 더구나 잘 모르는 영어가 마구 섞인 공부를 하려면 고역일 겁니다. 공부는 형설지공이라 했습니다. 고생해서 딴 졸업장이 더욱 값질 걸로 봅니다.

어느 학과든 자신이 좋아하는 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사회가 인문과학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는데 앞으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영화배우가 되고 싶으면 연극영화학과로 가도 되고....아무래도 일류대학의 법대, 상경대, 이공계. 의대가 취직엔 최고입니다. 좋은 대학이 아니라도 취직이 잘 되는 학과가 있습니다. 일단 입국해서 알아보면 됩니다.

대학에서 평생 같이할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들을 통해 남한사회도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걸로 압니다.

꼭 대학 안 가도 기술, 기능을 배울 수 있거나, 잘되는 장사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은인을 만나면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북에서 배운 기술, 기능이 잘 안 통하고, 거액의 학비가 면제되는데 대학을 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잘 졸업해서 좋은데 취직해서 정년까지 근무하면, 그동안 자녀 교육 결혼 시키고, 돈 좀 모아서, 퇴직후엔 모은 돈과 연금을 받아 생활하면 되지요. 중간에 퇴직하면, 건실한 사업을 해서 또 열심히 해서 잘 되면 더 좋습니다. 지금 남한에서 노인들이 웬만하면 80넘어 삽니다. 군관님이 신체 건강하다면 그 세대에서는 아마 90대까지도 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장이라면 해고당할 위험 없이 90대까지도 일 할 수 있겠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망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머리를 쓰고 열심히 정직하게 사람들과 잘 협조하면서 해야지요. 자본주의 사회의 이상은 자유를 한껏 보장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마음껏 잘 살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도 사회안전망을 잘 갖춘 사회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부부가 같이 벌면 좀 더 낫습니다.

혹시 재능과 노력이 출중하면 대학 졸업이후 크게 될 수도 있습니다. 통일이 되면 서로 다른 남과 북의 상충을 완화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부디 속지 말고 빨리 남한에 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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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복 이수영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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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부인 2009-03-06 21:51:47
    너무 멋진 남자네요..
    글잘쓰고 학식있고 너무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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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andman 2009-03-07 03:54:01
    참 좋은 글입니다. 글쓴 분께서 정말 멋진 분이시네요.


    글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드네요.

    탈북인 분들은 사소한 말버릇와 용어의 차이, 외래어가 넘쳐나는 환경 등 낯선 남한 환경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시작부터 위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마 저부터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평상심을 갖고 당당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은...

    비록 여러 여건에서 부족해 그 출발점이 다소 불리하다 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속한 조직(학교, 회사 등)과 그곳의 일원인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입니다.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고교시절 꽤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제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제 생각에는 좀 한심하게 여겨지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죠.

    지금 기억에도 군대가기 전 1 ~ 2년 정도는 뭘하든, '내가 왜 이런 곳에 다니고, 저들과 어울려야 하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학업을 포함한 학교 자체에 흥미를 잃고 밖으로 돌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날.
    아주 우연히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제 고교 동창녀석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교 동기녀석인데, 솔직히 저는 그 친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은 곧 그 녀석이 공부를 잘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고교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전교석차를 내어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교내 도서관에서 따로 공부를 시켰습니다. 그 때문에 비록 '과'나 '반'이 다르더라도 도서관에서 함께 있던 친구들은 대부분 낯이 익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 친구는 전혀 본 적이 없는 얼굴이었어요.

    나중에 그 친구도 그런 말을 하더군요.
    자기는 이 대학 지원하려는 데, 선생님께서 네 성적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그만두라고 극구 만류했다고요.
    아뭏든, 그 녀석은 주위의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게 합격이 되었고, 자신이 이 학교의 학생이 된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도 짐작할 수 있겠죠?
    분명 학교 생활을 시작할 때의 출발점은 제가 한참 앞섰을 겁니다. 하지만, 졸업할 때 (비록 과가 다르기는 했지만) 그 녀석은 저보다 훨씬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더군요.

    출발점이 조금 뒤쳐진다는 것이 당시에는 크게 맘 상할 일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후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길을 가느냐 입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그 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항상 용기을 얻는 좋은 약이 되었습니다.
    제가 얻은 이 좋은 약을 다른 분들도 많이 함께 복용하셨으면 좋겠어요.

    탈북인 여러분,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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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나늘 2009-03-09 12:57:18
    아이쿠 너무 심한 과찬이시고....탈북자들에 대한 직업교육은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는 걸로 압니다. 정부가 더욱 보강하기를 기대합니다. 청소년의 교육문제에 대해서도...남한의 직업교육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인데, 탈북자들도 꼭 대학이 아니라도 필요한 직업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보다 체계화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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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andman 2009-03-11 03:57:50
    언제나늘님께서 원글을 쓰셨군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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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영 2009-03-10 11:55:44
    이글을 읽으니 캄캄한 어둠속에 등불과 같은 밝음이 찾아옵니다.
    원글이 언제나늘님이 쓰신거군요. 앞으로도 저희가 잘 살아갈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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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리카 2009-03-10 12:03:17
    언제나늘님 The Sandman 님 등등 많은 좋은분들이 있어서 고향분들이 살아가는데 힘이 날거 같네요.
    저도 남한에서 자랐지만, 이분들의 글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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