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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을 사랑하시는 김동길 선생님
남신우 19 461 2004-12-15 05:07:19
링컨을 사랑하시는 김동길 선생님


링컨은 1861년 대통령이 된 후 4년간 남북전쟁을 치루면서 군사적 정치적으로 끝이 안 보이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政敵들은 內閣 안에도 있었고, 내각 밖에도 있었고, 신문쟁이들에게도 있었고, 군인들 중에도 있었다. 적들은 같은 당 내에도 있었고, 반대 당에도 있었고, 제일 큰 主敵은 물론 남부 반란세력이었다.

링컨에게 적이 아닌 사람은 링컨의 어린 두 아들, 윌리와 태드밖에 없었다. 링컨은 큰 아들 로버트와는 父子간의 情이 별로 없었고, 링컨의 부인 메리 토드조차도, 그 녀는 링컨을 무진 사랑했지만, 링컨을 자주 무진 괴롭힌 자제력없는 애물단지였다. 이런 와중에 링컨은 백악관에서 둘째 아들 윌리를 병으로 잃는 끔찍한 참사를 당한다. 윌리가 죽었을 때, 링컨은 자제력을 몽땅 내팽개치고 서럽게 서럽게 울어댔다. "내 아들 윌리가 죽었어. 이제 내 아들 윌리를 다시 볼 수 없다니!"

워싱턴에서, 아니, 이 세상에서 링컨처럼 외로운 사람은 다시 없었다.

충무공도 외로우셨다. 난중일기를 보면, 그 강인한 분이 자주, 어찌할 거나, 어찌할 거나! 하고 탄식하셨다. 왜적들에게 나라는 쑥밭이 되고, 백성들은 떼죽음을 하고, 임금은 심술만 부리고, 조정의 간신들은 왜적들보다도 더 이순신 장군을 괴롭히고 죽이려 들었다. 충무공께서 나라를 망국의 위기에서 일단 구했는데도 불구하고, 간신들의 모함에 빠져 서울로 잡혀가, 모진 고문에 거의 목숨을 잃을뻔 했다가, 간신히 풀려나와 백의종군하고자 남쪽으로 내려가실 때, 모친께서 돌아가신다. 충무공께서는, 하늘이 캄캄하구나, 나는 어찌 살꼬! 하시며 발을 구르셨다.

우리 나라에서 제일 외로우셨던 분이 충무공 이순신이다.

링컨은 남북전쟁이 끝나가면서, 자신의 죽음을 예언한다. 이건 공상 역사소설이 아니라, 링컨은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꿈 얘기를 부인 메리에게도 해주고, 보디가드 친구 힐 라몬에게도 해준다. 그리고 그는 전쟁이 끝나자 마자, 암살자 부스의 손을 빌려 순국 자결한다.

이순신 장군께서도 왜란이 끝나갈 때, 마지막 노량해전을 하시면서 왜적의 손을 빌려 순국 자결하신다. 두 분 모두 철저히 외롭게 사시다가, 나라와 국민을 구하는 일을 끝내자 마자, 한 분은 56세, 또 한 분은 54세를 일기로 순국하신다.

김동길 선생님께서 당신의 사이트에 며칠 전 "죽을 때가 마땅치 않다"란 글을 올려 놓으셨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내 가슴이 메어진다. 링컨을 사랑하시고, 後學들을 사랑하시고, 나라를 사랑하시는 김동길 선생님께서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하시고 이런 말씀을 하시는가, 생각해보면 너무 기가 막혀서, 위로드릴 말씀조차 없다.

선생님, 돌아가시기 전에 나라가 제대로 되겠지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도 전혀 자신이 없다. 연말에 김동길 선생님 생각을 하다가 또 눈물이 흐른다.


"죽을 때가 마땅치 않다" 김동길
2004.12.04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이 본인의 뜻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언제 어디서 누구의 아들·딸로 태어나건 태어난 그 사람과는 무관한 곳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떠나는 것도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죽느냐하는 것은 본인의 결정이 크게 작용하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 나도 이제 나이가 많아 어차피 떠나기는 해야겠는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죽어야 하느냐 하는 과제는 나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인 대한민국에서 죽는다는 것은 참으로 억울하게 여겨진다. 그래도 좀 나은 사람이 대통령으로 있는 때에 죽는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 씨의 잔여 임기가 3년이나 된다는데 그 짧고도 긴 3년을 버티고 산다는 것이 힘겨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라가 어쩌다 이 꼴이 되어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놓고 이승만이 옳았는지 김일성이 옳았는지 조차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인간들 틈에 끼어서 산다는 자체가 부끄럽다. 자유민주주의 보다 김정일의 공산체제가 낫다고 착각하고 있는 자들과 같은 하늘 밑에서 살자니 정말 괴롭기 한이 없다. 빨리 가고 싶은데 어떻게 갈 것인가가 커다란 숙제로구나.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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