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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씨 사건 어떻게 봐야할까?
Korea, Republic o 대학생 1 444 2007-04-19 00:22:38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버지니아텍 학살(msaaacre)'이라고 명명한다고 한다. 희생자 수가 충격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뉴스 기관들은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유독 중시하여 다루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이미지 훼손이나 교포들에게 안겨질 불이익을 걱정하기 때문일 터이다. 하지만 이런 보도들은 다소 선정성을 띠고 있거나 어느 정도 국가이기주의를 담고 있다. 따라서 사건의 본질을 짚어내는 일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이 학살이라는 것이나, 범인의 국적이 어디냐를 따지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일단 이 사건은 '미국사회의 것'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이것은 한국인으로서의 면피성 의도를 품고 하는 말이 아니다. 범인 조승희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는 있다 해도 그는 아주 어린 시절 미국에 건너가 그곳에서 교육 받은 그곳의 대학생이다. 그러므로 미국인들은 이 범죄의 가공성 여부를 떠나, 이것이 미국 사회의 소산이라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터이다. 게다가 미국은 국적과 인종을 불문하고 그곳에서 태어나기만 해도 미국인으로 인정해 버리는 속지주의를 과시해 온 나라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지나친 죄의식이나 자굴지심을 느낄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다만 이것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일과는 별개의 것이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수만 건의 총기 살인이 벌어진다. 1999년만 해도 29,000건의 총기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미국의 캠퍼스 총기 사고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연간 총기 사망자가 1,2백 명 선에 그치는 유럽 국가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치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인의 3분의 2는 개인 총기 소지의 자유를 지지한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로비 단체는 NRA 즉 미국총기협회라고 한다. 총기 소지에 대하여 그들은 개인의 자유를 내세우지만 기실 그것은 미국인들의 호전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합리적인 것 같다. 전쟁과 총기에 관한 한 미국인의 선망증(善忘症)은 세계 제1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 배경이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말기에 이 사건의 배경은 너무도 복합적이다. 이번 사건을 정확한 범죄 용어로 규정하면 '연속살인'이 된다. 이는 연쇄살인과는 사건 진행의 양상과 속도가 많이 다르다. 하지만 범행의 요인은 같은 것으로 본다. 여기에는, 1.선천적 요인(대뇌의 세로토닌 활동량) 2.특수한 촉발 상황 3.성장기의 피학대나 충격 4.사회적 억압 등이 있다. 그런데 1과 2가 미시적 요인이라면, 3과 4는 거시적 요인으로서 이는 범죄의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이 넷 중 어느 것이 범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속단하기 어렵다. 다만 미국인 1,5세라고 할 수 있는 범인이 경계인으로서 겪었을 특수한 체험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가능하다.



정말 이 사건이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인의 대량연속살인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에 발생했다. 일찍이 1921년 조선인 이판능이 일본 동경에서 무려 17명을 하룻밤 사이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식민지 시대 제국의 수도에 가 살던 그에게는 수많은 문화적 충격과 강박이 가해졌을 터이다. 그런데 이 사건의 빌미는 허망하게도 수건 3장이었다. 그리고 일본인에게 그 날 당한 모욕이었다. 그러나 수건 3장과 모욕은 특수한 촉발 상황이었을 뿐이고, 범인 이판능의 가슴에는 민족 차별이라는 응어리가 뇌관처럼 고여 있었다. 그렇다고 이번 버지나아텍 사건을 이에 유추하여 분석할 근거는 전혀 없다. 다만 지금의 미국을 당시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본다면, 범인 조승희의 범죄 배경과 무모성은 이판능과 흡사한 면이 있는 것도 부인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범죄는 마땅히 지탄 당해야 하고 희생자에게는 진정한 애도가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런 불행을 최소화하려면 분노나 슬픔과 함께 범죄에 대한 비정하리만치 이성적인 분석과 향후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여기에 일말의 선정성이나 민족이기주의가 작용한다면 그것은 이 끔찍한 사건을 호도하는 일이 되며, 아울러 제2, 제3의 불행을 조장하는 일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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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 2007-04-19 21:38:12
    글쎄요..법으로는 살인한건 나쁜 넘이라 평가 해야겟죠?
    하지만 그 사람도 그만한 곡절이 잇을꺼라 밑습니다...
    한사람이 무참한 살인사건에 매몰 될 정도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 충격을 받었는지 이해할수 있죠...
    이세상에서 살면서 서로가 누가 누구 나쁘다고 평가 하기가 참 어렵네요..
    그갈 까지 몰고 가게 만든 세상 ... 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렇게 충격받는 스트레스를 받는 다면 분이 터지겟죠?
    여러번은 참아내겟죠?
    하지만 마지막엔 폭 팔 할꺼예요....
    모고한 생명을 빼앗어 간건 정말 나쁘지만 또 그사람데로 이유가 있었을 꺼 분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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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훈 2007-04-19 23:03:45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다하더라도 폭력은 나쁜것이고, 잘못한것은 잘못한것이라고 확실히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모방범죄가 생길수 있습니다. 범인은 과대망상과 환청이 들리는 상황에서 사리분별을 잘 하지 못하였고, 그것이 피해망상으로 번져서 불특정다수에게 피해를 준것입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미친놈이죠. 정신병자. 미친놈이 미친짓하는데 미친놈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정상인이 보기엔 미친놈이 꼴깝떠는것에 불과한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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