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단은 무릉도원”에 주민들 “개가 웃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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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2008-12-26 15:06 조선중앙TV 대홍단군 관련 특집에 주민들 “완전 거짓말”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TV채널 ‘조선중앙 텔레비죤(조선중앙TV)’이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선군시대 무릉도원을 가꾸어 가는 대홍단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3부작 특집프로를 방영했다. 대홍단 특집방송은 ‘감자농사에서 혁명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김정일의 논문발표 10주년에 대한 기념의 의미로 제작된 방송이다. 지난 9월30일 최태복 당 중앙위 비서,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서기장, 곽범기 내각 부총리, 박남기 당 중앙위원회 부장 등 북한의 고위층이 대홍단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조선중앙TV는 이번 방송에서 양강도 대홍단군을 ‘선군시대의 선경이 펼쳐진 무릉도원’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최근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와 대홍단군 사이에 “버스도 자주 다니고 있어 마음 놓고 친척들과 아들 집에도 나들이를 다닐 수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인터뷰까지 내보냈다. 하지만 양강도 내부 소식통은 25일 “이 방송을 시청했던 북한 주민들은 ‘개를 웃길 만한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방송을 비난하고 있다”며 “그 방송은 실제로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찍은 것이다. 그걸 찍을 때부터 현지 주민들의 비난이 많았다”고 밝혔다. 현재 혜산과 대홍단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는 하루 1대뿐이다. 2004년에 처음으로 중국에서 들여 온 중고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대홍단에서 혜산까지 버스비용은 1인당 북한 돈 1만2천원 수준으로, 전문 장사꾼들이 아닌 일반 주민들은 거의 이용하지 못한다. 북한 노동자들의 평균 월급이 1천500~2천원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때 버스 요금이 월급 10배와 맞먹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대홍단~혜산 버스는 대체로 중국 숭선과 마주하고 있는 삼장세관을 통해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절해서 이용하고 있다”며 “그것도 중국산 중고차를 들여와서 고장이 자주 나 제대로 운행을 못 한다”고 현지사정을 전했다. 조선중앙TV에서 소개한 ‘일반 주민들의 주택 상황’도 현지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방송에 등장한 ‘신식 주택’들은 대부분 6.18돌격대(당 사상 선전일꾼 돌격대) 인민보안성 여단이 동원돼 건설한 것으로, 주민용 주택이 아니라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 연구실, 문화회관과 편의시설들이 대부분이다. 방송이 강조한 ‘주민용 살림집’도 새로 건축된 것이 아니라 1992년 ‘대홍단 5호 발전소’를 지으면서 전기 난방으로 만들었던 주민 아파트에 전기를 보낼 수 없게 돼 나무로 난방을 할 수 있게 개조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대홍단에는 유독 낡고 허름한 주택들이 많다. 1998년 김정일이 감자농사 논문을 발표에 따라 북한 당국은 제대군인 ‘1천명’을 대홍단에 집단 배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는데, 당시 제대군인에게 배정할 주택 ‘1천호’가 대부분 날림공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재대군인들에게 배정된 주택들은 1년도 지나지 않아 온돌이 다 무너져 지금도 가을이 되면 진흙과 석회석으로 온돌을 보수하는 집들이 즐비하다. 소식통은 또 특집프로에서 나온 대홍단 돼지 목장과 관련, “지금 대홍단 사람들은 그 방송을 보며 배를 쥐고 웃었다”며 “돼지 목장에 돼지가 없어 방송을 촬영하던 날 개인집에서 기르던 돼지들을 몽땅 동원했다”고 전했다. 백산 돼지목장은 총 4천 마리의 돼지를 기를 수 있는 규모로 한 개 동에 천 마리씩 기를 수 있는 돈사 4개로 구성됐다. 그러나 지금은 돼지 사료를 감당 할 수 없어 새끼까지 다 합쳐도 100마리도 못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번에 방송을 보며 그 돼지목장 이름이 ‘백산 돼지목장’이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사람들이 보통 ‘대홍단 돼지목장’, ‘군(郡) 돼지목장’이라고 불러 정확한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끝으로 “대홍단은 이제서야 아스팔트 도로를 만든다며 인민반별로 돈을 거둘 만큼 낙후된 지역”이라며 “방송에서 하는 말은 다 거꾸로 들으면 된다는 것이 백성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성휘 기자(자강도출신, 2006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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