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마음 잘 알아… 상처 감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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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교사들, 교육개발원 ‘NK 교사 아카데미’서 재교육 60시간 연수 뒤 보조교사 활동 “북한에서는 교사가 한 학급을 4년간 맡기 때문에 부진아를 계속 지도할 수 있지만 남한은 1년마다 담임이 바뀌니까 지도가 어렵지 않을까요.” 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서초등학교 교실에 모인 탈북 교사 24명은 강사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모두 북한의 학교와 대학에서 교원 생활을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탈북 교사들을 재교육해 학력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 청소년들을 도울 지도교사로 양성하기 위한 ‘NK 교사 아카데미’를 지난달 개설했다. 북한의 교사를 남한에서 활용하려는 첫 시도다. 지난해 한국에 온 박금주 씨(43·여)는 북한에서 10년간 국어를 가르쳤다. 박 씨는 “탈북 청소년들은 상처가 많고 적응하기 어려워 학력이 떨어진다”며 “같은 처지인 탈북 교사가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 성적도 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탈북한 뒤 중국의 한 회사에서 일했던 박 씨는 현재 특별한 직업이 없다. 북한 소학교에서 교사생활을 했다는 오진하 씨(46)는 “아카데미를 통해 처지가 비슷한 동료들을 만났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웃었다. 오 씨는 “(북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도록 해주는 게 남한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며 “탈북 교사가 통일 교육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교사 출신 탈북자는 60∼70명이다. 이들 가운데 서울 근교에 사는 지원자들이 아카데미에 참여했다. 3월 말까지 남북의 교육과정 차이와 다양한 교수법을 배운다. 이들은 총 60시간의 연수를 마친 뒤 일선 초중고교에서 탈북 학생을 지도하는 보조교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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