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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바라는 내 남자(너무 피곤한가요?)
REPUBLIC OF KOREA 녹차향기 2 515 2006-08-02 19:50:35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않게 퇴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 길에 동네 슈퍼 야채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와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 날 있엇던
열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 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 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해도 되고
그런 얘기들을 나한테 해줄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겆이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한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휴~배고파~" 해가며 찌게 간도 봐주는
싱거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다 먹고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겆이를 미루며
왜 니가 오늘은 설겆이를 해야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바위보로
가끔은 일부러, 그러나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TV 채널 싸움을 하다가
한 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 바람을 맞으며
같이 공원을 거닐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아주 가끔은 공원가는 도중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떡볶이에 오뎅국물을 후룩후룩~
"너 더 먹어~" 야 맛있다 ~" 해가며 게걸스레 먹고나서는
공원 가는것도 잊어버린 채 집으로 들어가려는
가끔은 나처럼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이 그리운 눈도 안떠지는 나를 깨워 반바지 입혀서
공원으로 조깅하러가는
자상하면서도 귀찮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촌스러워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어머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울 엄마한테 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 하시고,
당신 아들때문에 속상해하면 흉을 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어머니를 가진 사람이면 좋겟다.

생얼인 나와 츄리닝차림으로 아무 부담없이
서울의 밤거리를 같이 걸을수 있음 좋겠다.
나 처럼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 닮은 듯 나를 닮은 듯 우리둘만의 아이를
같이 기다릴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가끔씩 약한모습 나에게 보여주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애들이 잠 든 새벽 나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닭똥집안주에 소주 따라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긴 어릴적 이야기라든지 ~
회사일이 힘들다고 내게 투정하는 그런 사람이였음 좋겠다

술 자리가 이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그리고 나 혼자 세상에 남겨두면 무서워 할까봐
같은날 같이 천국으로 갈수 있는 나만의
외눈박이 물고기 같은 그런 사람이였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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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la 2006-08-02 21:41:30
    rla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2006-08-0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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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2006-08-03 09:23:5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남자로 되기 위해서 다들 노력하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이 평범한 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노력은 많이 해야겠지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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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의미소 2006-08-03 09:30:28
    녹차향기님의 글을 읽는 내얼굴에 미소가 그려집니다
    그런 사람이 내옆에 있어 오늘 아침도 즐거운 출근길 이였습니다
    나를 위해 이세상에 태어난듯 싶은 사람이 내곁에 함께 합니다...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녹차향기님도 오늘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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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룡 2006-08-03 21:07:03
    참 좋은소리긴 한데 맥이 풀리는것이 신은 안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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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2006-08-04 00:39:33
    꼭 원하시는 그런 분 만나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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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롱차향기 2006-08-04 03:19:25
    만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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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차향기 2006-08-04 11:49:41
    진짜 저런 남자 있슴 당장 짐싸들고 시집 갈텐데...
    몇명 없다는것두 잘알고 있습니다.
    고런 남자 있음 손들고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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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천년 2006-08-04 19:57:29
    여기 손들었구요..
    짐싸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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