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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그 여자를 위한 변명
REPUBLIC OF KOREA 호프 1 442 2006-09-18 00:23:17
(태풍님...님의 ...부드러운 마음과는 정 반대일 수 있는 생각을 주절주절...)

욕망에 충실한 여자는 비난할 수 없다.
욕망에 솔직한 여자는 비난할 수 없다.
그 욕망이
'보통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도덕이나 의리나 순정(fidelity)과 다르다 할지라도.....

오히려
욕망에 충실하고
욕망에 솔직함으로써
나에게 그 실체를 일찍 보여줌으로써
평생 걸머질 뻔 했던 짐을 덜어준 데 대하여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말 사악한, 그러나 바로 그 이유에서 존경스러운 여자는
동시에 두 개를 한꺼번에 욕망하는 여자이다.
돈과 편안함을 제공하는 남자와
순정과 순진함을 제공하는 남자를
양 손에 들고 요일을 바꾸어 가면서
즐길 수 있는 여자다.

그런 여자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봄 직하다.
그런 강심장에 대못을 박을 수 있다면..
혹은 그런 강심장이 박는 대못에 죽을 수 있다면....
그 또한 ..
이 황량한 인생에서 한가지 의미일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사악하고 존경스러운 여자를 부딪힌 적이 없어
그런 시련이 내게 닥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나는 사실 안도한다.
아직, 나는 그런 독약을 원할 만큼 편안하고 권태로운 인생을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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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고 2006-09-18 00:32:38
    문학적 감수성이 넘쳐나는 글이네요.
    그럼에도 님의 분명한 주장을 읽을 수가 있어요.

    님이 말하는 그런 존경할만큼 사악한 여자는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팜므파탈"이죠.
    너무나 아름답지만 너무나 사악한... 그래서 사랑하면 치명적인 여자..
    주로 19세기에 프랑스 낭만소설 따위를 끄적거리던 작가들이 만들어낸 여자가 '팜므파탈'이죠 ㅎㅎㅎ

    팜므파탈?
    한마디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에서나 만들어내는 상상!
    상상은 좋으나..현실에서 마주친다면 각오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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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9-18 00:39:00
    그게..내 보기엔...여자 자체가 팜므 파탈이 아니라.
    '팜므 파탈'을 찾는 남자에게..그런 형태로 여성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persona (겉으로 보이는 모습) 와 shadow (숨겨진 억제된 모습)이 있지요...
    남자 상당수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수캐'인데...
    이 '수캐' 중 가장 수캐다운 수캐의 의 숨겨진 모습은, '팜므 파탈' 혹은 l'amour fati (치명적 사랑)에 대한 갈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말하자면...'흘리고 다니는 남자'가 '임자' 만나면 골로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평소 조심하고 살아야 합니다. ...
    평소..행동거지를 절제하고 사는 남자는 팜므 파탈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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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2006-09-18 00:40:10
    나에게 그 실체를 일찍 보여줌으로써
    평생 걸머질 뻔 했던 짐을 덜어준 데 대하여
    나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
    .
    이 말이 와닿네요 고맙게 생각해요 근데 그 존경스런여자란 표현은요
    좀 그래요.
    남에게 상처를 주면 안되잖아요
    차라리 내가 몰랐더라면 그게 존경스런행동이었겠지만요.
    암튼 그런여자를 일찍 정리하게 해준 신께 고마워해야겠지요?
    그런맘으로 혼자서 맘을 달래볼려구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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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9-18 00:41:41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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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고 2006-09-18 00:46:12
    태풍 //.. 존경한다..이건 문학적인 표현일거예요 ㅋㅋㅋ

    다음 얘긴... 글쓰신 호프님과는 무관한 얘기인데..

    예술적인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좀 다르잖아요.
    그 사람들과는 도덕적 잣대로 말하는게 무의미해요.
    자신이 받은 상처 ..고통 이것을 예술로 승화시킴.
    팜므파탈 같은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적판타지를 문학작품의 주인공으로 창조하는거죠.

    소설쓴다는 사람중에 좀 겉멋들린 인간들도 있습니다.
    아무 여자나 성관계를 맺고 책임없이 살아가면서 그것이 글쟁이들의 낭만이요 ,,,예술적 감수성을 위한 창조적인 일탈행위라고 자랑스레 떠벌리구요.

    뭐 이렇게 살다가...진짜 사악한 꽃뱀같은 여자에게 지대로 걸리면 인생 골로 가는건데... 이거 역시 작품으로 승화되죠!!!
    치명적인 사랑...팜므파탈같은 여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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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9-18 00:53:02
    하하..충고님 ..대단한 ..이야기입니다. (이거 진심임.)
    근데..좀..보자...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는 바람둥이 별로 없는데..쩝.
    - 고골: '신을 만나겠다'고 하여 미쳐서 죽었음.
    - 푸쉬킨: 바람둘이 마누라 때문에 러시아 최고의 명사수와 바보같이 결투하여 총맞아 죽었음.
    - 루쉰: 아마 평생 찌질하게 살다가 죽었음.
    - 디킨즈: 바람둥이로서의 평판 못 들어 보았음.
    - 스땅달: 평생 어느 미망인을 무지하게 우스꽝스럽게 짝사랑하다가 죽었음.
    - 니이체: 학생 때 걸린 매독으로 과대망상증에 걸려 죽었음 (매독균이 척추를 타고 올라오면 과대망상이 됨.). 별로 바람둥이 아니었음.
    - 발작: 시덥지 않은 연애 몇건 있었지만 평생 빚에 시달리다 죽었음
    -도스토예프스키: 도박에 빠져 평생 빚에 시달리다 죽었음.

    ....으...나는 왜 이렇게 찌질하게 산 남자들의 글만 좋아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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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고 2006-09-18 01:00:29
    호프//
    제가 소설가들 전부 일반화시켜 얘기한거 아닌데.ㅋㅋㅋ

    글쎄..제가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서 구체적으론 모르지만..
    사디즘이나 메조키즘... 팜므파탈.. 낭만주의 추구하는 문학작가들..
    하하..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성생활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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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9-18 01:15:04
    글쎄. 이런 면은 있지요.
    그게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혹은 수학이든 (아인슈타인이 엄청 바람둥이였지요..) 뭐든..창조적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도덕' 감각은 일반인과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국인이죠. 알랑 튀랭이라고...수학자였지요.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이론적 기초를 다 만든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아마 1910년 쯤에 태어났을 겝니다.
    그리고..1954년인가에 청산가리 먹고 자살했지요.
    이사람이 제2차세계대전때, 영국의 '통신청'에서 나찌 암호 해독 작업을 총지휘했지요. 당시 독일은 암호 발생 기계 enigma란 것을 사용했는데, 이 사람이 enigma로 만든 암호를 해독하는 bombe란 기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전이 끝나고,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52년에 동성애로 잡혔지요. (당시 동성애는 불법이었습니다) 강제로 에스트로젠 호르몬 치료 받아서 가슴이 여자처럼 불룩 나오는 등 수모를 당하다가, 1954년에 자살했습니다. 이 사람이 남기 유명한 세줄짜리 시가 있어요.

    Turin believes that machines can think.
    Turin lies with men.
    Therefore machines cannot think.

    튀랭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다고 믿네.
    (컴퓨터의 기본 개념, 인공지능의 개념을 세운 사람입니다.)
    튀랭은 남자와 잠을 자지.
    그러므로 기계는 생각할 수 없네.
    (동성애자 따위가 말하는 주장이 진실일리 없다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뜻이지요...)

    튀랭은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인간이었습니다. 수학적 천재이고, 마라토너였고, 동성애자였고, 세속적 성공에 관심이 없었고....

    제 생각에..모든 창조적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일반 도덕 개념과는 다른 종류의 도덕개념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비율이 일반인 중 특이한 사람의 비율보다 높은지..그건 모르겠습니다...)

    창조적 작업 과정에서는 ..결국 ...개체, 개인만 남게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즉, 사회와 개인 사이의 긴장이 강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정말 팔자 센 넘/년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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