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르뽀---175명 탈북자와의 만남...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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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바램입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퍼온 뤀킁님의 글을 정독하여 읽어보면 룩킁님의 글은 우연히 접촉한 탈북자들과의 만남을 인간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뤀킁님의 글[르뽀]을...... 종교이데올로기와 정치이데올로기를 떠나 죽음을 수없이 넘기고 찾아간 [자유로 가는 중간나라 태국?????????] 그곳에서의 다시 잡혀갈수도 있다고 몸부림치는 탈북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북의 인권과 제3국에서 떠도는 탈북자분들의 애환을 간접적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글쓴이도 아닌 퍼온놈이 주제넘게 부탁 드림을 양해해주세요 ======================================================================================== 귀국한지 이제 딱 보름이 되었다. 가끔 다녀가긴 했지만 12년 동안이나 떠나 있던 곳이라 참 많은 게 낯설게 느껴진다. 도착한 날 편의점에 담배 사러 갔다가 담배 값을 물어봤다. 우리 어릴 땐 가게에서 담뱃값 물어보는 사람들은 간첩이라고 배웠었다. 무슨 담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눈에 띄는 거 아무거나 이름 부르려다 발음 제대로 못해서 창피당할까봐 그냥 태국에서 피던 말보로 한 갑 사고 말았다. 우이씨 한국 담배 피고 싶었는데... 도대체 'RAISON'을 '레이종'으로 읽어야 하는지 '레이즌'으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 나도 이런데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정착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까? -------------------------------------------------------------------------------- 8월 24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탈북자들을 만나러 왔다. 어제 밤 늦은 시간에 처음으로 잡혀왔던 16명은 유엔에서 발급한 난민 인증서가 있어서 풀려난걸 보고 왔는데 한국에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이민국에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유엔 난민 고등 판무관실 직원과 기념 촬영을 하는 순간까지도 얼굴을 가리던 사람들 생각에 쓴 웃음이 나온다. 이민국에 도착하자마자 미성년자 분류부터 하기 시작한다. 남은 159명중에 만 17세 이하를 정리하고 보니 여자 아이 18명, 남자아이 5명이 나온다. 근데 아무리 봐도 여자아이들 중 몇 명은 스무살 정도는 되어 보인다. 먹을 것도 부족하다는 북한에서 이렇게 발육상태가 좋은 건가? 슬쩍 몇 명을 따로 불러 물어보니 눈치만 슬슬 보고 있다. 너희들 나이 속인 거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까 이야기해보라고 하니, 그제서야 어른들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단다. 잘 했다... 어차피 신분증도 없는데 확인도 안되잖아. 이민국 직원도 자꾸 옆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진짜로 몇 살이냐고 물어보란다. '원래 한국 사람들이 옆에 중국이나 일본보다 좀 크다. 대장금이나 한국 드라마 보면 크잖냐'고 흰소리로 넘어갔다. 여자들이 단체로 갇혀있던 방안에 이민국 직원들이랑 들어가니 오늘 재판정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있던 사람들이 모두 들고있던 소지품이며 사뒀던 먹거리를 봉투에 담아들고 일어선다. 이민국 직원이 재판 끝나고 다시 여기로 돌아올 거니까 소지품 다 두고 나오라고 시킨다. 거짓말이다. 통역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으니 이민국 직원이 노려보고 있다가 이 사람들 재판정에 가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나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니 소지품과 미성년자들은 모두 남겨두고 가야 한다고 정확하게 통역하라고 한다. (변명이 확실하지만 통역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뢰인의 의사를 주관적인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이민국직원에게 그럼 이 사람들 소지품과 미성년자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보니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이동하게 되면 오늘 밤까지 모든 소지품과 미성년자들을 본인에게 인수인계 할 것이라고 한다. 아니... 말이 안되잖냐. 재판정에도 미성년자라 데리고 가지 못한다고 해놓고서 구치소에 미성년자들을 데리고 가면 재판 받는 것하고 안받는 것 하고 어떤 차이가 있는 건데? 한참을 미적거리고 있으니 같이 올라왔던 이민국 직원들이 사람들의 소지품을 빼앗아 방 구석으로 던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갑자기 웅성거리면서 왜 그러냐고 묻는다. 그제서야 이민국 직원들을 말리고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했다. 법정에는 미성년자는 데리고 가질 못하니 이민국내에 있는 유치원에 보호시키고 가야 하며 모든 소지품들도 그대로 방에 두고 가라고 전했다. 다들 숙소에 있다가 갑자기 끌려오는 바람에 변변한 소지품을 챙겨 오지 못한 상황이었고 어차피 아이들을 데리고 재판을 받을 수도 없는 거라면 괜히 여기서 이민국 직원들하고 실랑이를 벌여 시끄럽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차례대로 방에서 나오는걸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 울음 소리가 들린다. 젊은 엄마를 따라가려는 5살 무렵의 여자 아이가 엄마 다리에 매달려서 울고 있다. 언니들하고 같이 여기서 기다리라며 달래는 젊은 엄마를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날려고 한다. 정말 저 아이는 오늘 저녁엔 다시 엄마 품에서 잠들 수 있을까? 3대의 이민국 호송 차량에 나눠 타려고 이민국 마당에 모이니 아침 댓바람 부터 기다린듯한 수십 대의 카메라가 다시 또 덤벼들기 시작하고 사진을 찍히지 않으려고 엎드리고 얼굴을 가리는 사람들을 추스르느라 정신이 없다. 겨우 겨우 닭장차 같은 곳에 태우고 나니 한국인 기자들이 질문을 던진다. 지금 심경이 어떠세요? 참 물을 질문도 없나 보다. 탈북자 중에 남자 한명이 "한국으로 가고 싶습니다"하고 소리친다. 금새 차가 출발하고 기자들이 따라오는 것 같지는 않아서 동승한 이민국 직원에게 물었더니 지금 법정엔 여기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단다. 30분 정도를 달려 법원 건물에 도착하니 포토라인까지 그어져 있다. 기자들을 본 탈북자들 대부분이 수건이나 옷가지로 얼굴을 가리고 계단을 오르다가 넘어지는 사람도 보인다. 법원 직원들이 부축해서 일단 유치장에 데려다 놓고 명단 확인을 다시 시작했다. 재판정에 올라가서 지켜야 할 간단한 수칙 정도를 알려주고 시간이 조금 남는다고 하길래 탈북자들에게 이제부터 벌어질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우선 판사가 불법 입국과 불법 체류의 혐의를 적용해 1인당 6천 바트(약 15만원)의 벌금형을 내릴 것이고 그 벌금은 반드시 태국 바트화 현찰로만 낼 수 있으며 만약 그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루 200바트씩으로 계산하여 30일의 구류를 살아야 한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그 30일의 구류를 마치고 나면 다시 이민국 유치장으로 옮겨져서 난민 판정을 위한 인터뷰 등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해주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치며 철창 앞으로 모여든다. 달러나 중국 돈으로는 벌금 못 내느냐, 아이들은 어떡하냐, 옷하고 소지품들은 언제 가져다 줄 거냐, 왜 다른 사람들은 도와주러 안 오느냐, 한국에 있는 친척하고 연락해서 송금을 받게 해달라... 태국 화폐 현찰 이외에는 납부가 불가능하고 아이와 소지품은 여러분이 이동할 구치소로 다 보내준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안 오는 건 내가 대답할 문제가 아니다. 구치소로 가 있으면 누구든지 면회를 갈 테니까 교회사람이 되었든, 유엔 직원이든 그 사람들하고 추가 상담을 해야 한다... 대답을 해주면서도 자꾸 사람들 눈빛을 피하게 된다. 점점 미안해지고 내가 초라해진다. 2번에 나누어 차례대로 법정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니 여자 판사님이 들어온다. 제발, 모성애라도 나눠줘서 벌금이라도 좀 낮춰주셨으면... 한사람씩 이름을 불러 본인임을 확인 한 후에 한번에 판결을 내린다. 벌금 6천바트 또는 구금 30일...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막상 판결이 나오고 서명 하라는 곳에 사람들을 불러 내서 한사람 씩 서명 시키면서 차츰 내 목소리도 가라앉아 간다. 이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절망하지 않고 잘 참아내겠지? 아이들과 소지품도 약속한대로 다 가져다 주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들을 도와주겠지...? 판결이 모두 끝나고 다시 유치장으로 내려 오는데 기자들이 부른다. 재판 결과가 궁금한가 보다. 태국 기자들은 서슴없이 다가와서 물어보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기자들은 왜인지 멀찍이서 쳐다보고만 있다. 내가 태국사람처럼 보이나 보다. 간단히 인터뷰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내려오니 여자들이 울고 있다. 제발 벌금을 낼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는데 달러도 안되고 중국돈도 안되고 한국에서 송금 해주는 것도 안되고... 그러면 환전소라도 하나 만들어두든지. 나쁜 놈들... 결국 136명중에 스무살을 갓 넘긴 여자 아이 하나만 마침 태국 바트화를 가지고 있어서 벌금을 내려고 한다. 여자아이를 따로 불러내서 벌금을 내면 이민국으로 바로 이송이 될 테고 여기 같이 왔던 사람들하고는 헤어져 있어야 하는데 괜찮겠는지 물어봤다. 어차피 저 사람들은 한달이 지나 이민국으로 와야 하는데 저 사람들보다 한달 먼저 가 있으면 한국도 한달 먼저 갈수 있지 않겠냐고 한다.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정확한 건 아니다라고 해주고 벌금 낼 절차를 밟고 있는데 바깥에서 누가 날 찾는단다. 첫날 밤에 목소리 크게 내던 교회 사람 둘이 기자들을 피해 서 있다. 순간, 반갑고 이제라도 와줘서 고마운 마음과 왜 이제야 왔는지 화난 마음이 곤두선다. 최대한 표정을 굳히고 마주서니 바로 본론을 꺼낸다. 현재 상황이 어떠냐고... 내 대답도 날카롭게 날이 선다. 어때 보이십니까? 와서 도와 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이제는 지치고 짜증이 나 있다고 말해줬는데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뭐라고 한마디 하고 싶은 걸 억지로 가라앉히고 벌금형을 받았으며 136명 중에 단 1명만 벌금을 낸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갑자기 누가 벌금을 내라고 했냐고 정색을 한다. 본인 의사로 내겠다는 걸 어떻게 말리냐고 했더니, 자신들이 유치장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나보고 들어가서 벌금을 내겠다는 아이에게 말을 좀 전해 달란다. 현재 유엔에서 일괄적으로 한꺼번에 태국 정부와 협상을 해서 처리하려고 하니 개인 행동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굳이 본인 의사가 확고해서 벌금을 내고 이민국으로 가겠다면 말릴 순 없지만 일단 의사는 다시 한번 확인 해 달란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가 다시 안으로 들어가 들은 대로 이야기를 전하자 이를 들은 여자 아이는 그래도 벌금을 내겠다고 한다. 아이의 의사를 다시 교회사람들에게 전해 주고 나니, 법원 직원들에게 이야기해서 자신들이 안으로 들어가서 사람들 얼굴을 직접 보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부탁해 달란다. 법원 유치장의 간부에게 부탁하니 3분을 주겠다고 한다. 급하게 뛰어들어온 목소리 우렁찬 교회 사람의 얼굴을 보자 그나마 흐느끼던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급박해진다. 왜 이제야 왔느냐, 우린 어떻게 되는 거냐... 역시나 한차례 큰 호통소리로 사람들을 진정 시킨 후 현재 유엔과 우리나라 대사관에서 최선을 다해 태국 정부와 협상을 하고 있으니 태국 관리들의 지시에 절대 복종하고 말썽 부리지 말고 기다리면 모두다 한국으로 갈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옆에 서서 있는 법원 간부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동시 통역을 해달란다. 그대로 전해주니 흡족한 미소를 짓던 그 간부의 손에 스톱워치가 들려있다. 독한 넘 이다 정말... 딱 3분이 되자 교회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한다. 서류 정리가 다 끝나고 구치소로 이동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제 나도 이 사람들과 헤어져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정도 들고 화도 났던 사람들이지만 막상 헤어질 시간이 되니 눈시울이 무거워진다. 태국 관리들의 재촉을 잠시 뒤로 미루고 마지막으로 철창 문 앞에 서서 사람들을 들여다 본다. 지쳐 누워있는 할아버지와 3층에 뛰어내려 다친 다리를 길게 뻗고 누워 있는 여자아이를 눈에 담고 마지막이 될 인사를 한다. 다들 건강하시고 구치소에 있을 때도 서로 싸우지들 말고 잘 지내세요. 밥이 부실하고 김치 한 쪼각 없지만 끼니 거르지들 마시구요. 밖에서 교회분들하고 유엔, 대사관에서 다들 노력하고 있으니까 두려워 하지도, 절망하지도 마세요. 모두들 한국으로 꼭 가시게 해달라고 20년 만에 첨으로 저도 기도 할게요. 맨날 듣던 목소리보다는 그래도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라면 하나님도 귀 기울여 주시겠죠. 잘들 지내세요... 한국 도착하면 연락할 테니까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 달라는 사람들에게 그냥 인연 있음 또 만날 거라고 해주고 돌아섰다. 그런 나에게 다들 박수를 쳐준다. 그 동안 고마웠고 복 받으실 거라면서... 결국 눈물 한방울이 흐르지만 다행히 그 사람들에겐 안 보이고 나왔다. 마지막 날 하루가 저물면서 라차다 법원앞의 길에 가득 찬 차량들이 보이고 나는 또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온다. 혼자 터덜거리며 계단을 내려오는 내 그림자가 저만치 뒤에 남아서 천천히 따라오고 있다... 이틀이 지나고 이민국 직원과 통화를 했다. 아이들과 짐들은 모두 잘 갔는지 물어보니 아직도 그대로 있단다. 누가 대신 가져다 주겠다고 오는 사람도 없고, 부족한 인력에 자기들이 갖다 주기도 시일이 좀 걸리겠다고 어물쩍 넘어간다. 그래도 아이들은 그전에 체포됐던 다른 탈북 아줌마들이 잘 보살펴주고 있단다. 그게 잘 보살펴 주는 거라 생각하는 머리 속을 한번 들여다 보고 싶어진다. 무슨 이야기를 늘어놓았는지 기억도 못하겠다. 그냥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검색창에 탈북자라고 입력하고 이리 저리 뒤적거리게 되었고, 탈북자를 '새터민'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며칠 전에야 알게 되었다. 면회를 간 유엔 판무관 앞에서 한국으로 갈지 미국으로 갈지를 번복하다가 서로 싸워서 면회까지 금지됐다는 기사도 보았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아픈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어 바쁘다는 핑계만 대고 있다. 다들 잘 지내고 어디가 되었든 좋아 하는 곳에서 새롭게 뿌리를 내리고 잘 적응해서 사시길... -------------------------------------------------------------------------------- 별로 재미도 없는 이야기에 부족한 필력이지만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미처 올리지 못했던 에피소드와 이 사람들 이전에 체포되었던 약 100명 정도의 탈북자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도 정리해서 올리겠다. 언제 이민국 유치장에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한채 하루 하루 버텨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그냥 넘기기엔 아쉬운 감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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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보도 되고 있고
어린이를 뺀 나머지 131명이 불법입국 죄목으로 구치소에 30일간의 실형후
이민국 수용소로 이송 될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뤀킁님의 글에 의하면 재판받은 날이 8월24일이니 며칠 안 남았습니다
이들외에 기존에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되고 있는 탈북자가 100여명이 있고
또 다른 탈북자들이 지속적으로 태국경찰에 자수해 이민국수용소로 들어가
한계인원 1200명의 태국이민국수용소에 탈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너무 많아
이들의 처리에 관여하고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