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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일 감정
REPUBLIC OF KOREA 호프 2 707 2006-11-26 01:44:10
나는 반일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이 문제라고 본다.
참고로 집안 내력으로 보면, 나는 좀 많이 '반일적'이어야 하는 사람에 속한다.

일본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싫은 나라 세 개를 꼽으면

- 일본
- 스위스
- 싱가포르 이다.

셋 다 너무 꽉 짜인 것 같아서 싫다.

'역사를 보면', 일본에 대해 상당한 적개심을 가질만 하다.
역사를 보면이라고 말한 이유는, 그 적개심이 '막연한 감정'이 아니라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문제는 일본을 너무 모르면서도, 일본을 '싫어한다' 혹은 '반일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보자.

(1) 임진왜란 때 일본 침략군의 대부분은 큐우슈 출신이다. 가토가 큐우슈였고, 고니시가 큐우슈였다. 지금의 후쿠오카, 그러니까 '하카다'가 발진기지였다. 그런데 실은 이 '큐우슈'란 지역이 일본 에서 가장 '비일본적 지역', 기질적으로 보면 '한국'에 가까운 지역이란 점을 우리는 잘 모른다.큐우슈 외의 다른 지역은, 좀 더 보수적이고 좀 더 영국적인 기질이다. 큐우슈는...좀 무대포, 똥깡, 똥배짱 기질이 강하다.

(2) 우리는 일본 메이지 유신에 이르는 과정을 거의 알지 못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게 되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것을 금할 수 없다.

- 우선, 지금 우리가 쓰는 거의 대부분(99.99%)의 한자어가 메이지 유신 시대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일본은, (우리가 전했다고 주장되는) 유교, 주자학의 경전에서 한자어를 만들어 냈다. 일본 사전 중에는, 각 한자어가 어떤 경전의 어떤 구절에서 유래한 것인지 밝힌 사전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전은 "이 한자어는 일본 메이지 시대 때에 일본 학자들이 어떤 경전의 어떤 구절에서 따서 만든 한저어입니다"라고 밝힌 사전이 하나도 없다.

- 우리가 흡수한 서양 문화는, 초기 단계에서는, 최근까지 거의 100% 일본이 흡수해 놓은 것을 손쉽게 (따라서 많은 오류와 한계를 가지고) 받아 들인 것이다. 일본에서 '네덜란드어-일본어 사전'이 나온 게 16 세기이다. 바쿠후(막부) 쇄국정책 때에도 나가사키 만큼은 계속 유지되었고, 서양문명에 대한 접촉이 유지되었다. 그래서 막강한 '난학(이 때 난은 화란을 뜻한다)' 전통이 이어졌다.

- 유신 시대의 영웅들---사카모토 료오마, 시부사와 에이이치, 사이고, 후쿠자와 유키찌, 이토오 히로부미 같은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알지 못 한다.

- 이토오 히로부미가 누구여? 라고 물으면, "안중근 한테 하얼빈에서 총맞아 죽은 나쁜 새 ㄲ ㅣ"라고 답한다. 조금 더 똑똑하면 "일본 돈에 얼굴 새겨진 놈"이라고 답한다. 이토 히루부미는 다이죠 민주주의의 기둥 중의 하나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토가 안중근에게 암살되지 않았더라면,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보다 지능적이고 보다 유화적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토오는 '악날한 강경파'가 아니라 '지능적인 전략가'였다. 아마 이토오가 안 죽었다면, 한국은 정말 일본과 '하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후쿠자와 유키찌가 누구여? 라고 물으면 감감 무소식이다. 이 인간은, 유신 주역 중에 유일하게 큐우슈 출신이 아닌 인간이다. 나머지는 죄다 큐우슈 출신이다. 큐우슈가 나카사키(서양 문명의 흡수 꼭지점) 가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큐우슈를 지배했던 도사 번이 도쿠가와 막부에 대해 항상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번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큐우슈가 도막/존왕/양이 운동의 핵심 근거지였기도 하다. 암튼. 후쿠자와 유키찌는 유신의 철학적 기둥이다. 유신 정부의 누구도 후쿠자와 유키찌 앞에서는 깨갱했다. 스승이었으니까. 그는 지지통신/지지신분(시사통신/시사일보)를 만든 사람이다. 그는 '서양사정'이란 책을 썼다. 이 인간이 얼마나 재미있는 인간인가 하면, 신문에 실을 컬럼을 쓴 후에, 자기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아줌마에게 먼저 보여서, 그 아줌마가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글을 고친 인간이다. 그는 학자가 아니라, 대중화(popularizer) 작업자였다. 서양의 제도, 사상, 실상을 알기 쉽게 정리해서 전한 인간이다.

- 사카모토 료오마가 누구여? 이 인간은 골지르는 인간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본 문화/일본 사람들은, 거의 숨막힐 정도로 꽉 짜여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항상 자신 다른, 자유분방한 튀는 사람을 동경한다. 오다 노부나가(일본 전국시대를 끝장낸 인물이다. 토요토미 히데요시--풍신 수길은 오다 노부나가의 신발 당번이었다. 오다가 어디 다니면...그 뒤를 쫓아 다니면서, 신발을 벗으면 그 신발을 가슴에 품어 따듯하게 만들어 다시 내어놓는 종놈과 같은 존재였다..)와 사카모토 료오마가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들이다. 늦둥이, 천하제일검객이었으며, 도막/존왕/양이파(이건, 한마디로, 막부를 거꾸러 뜨리고, 천황을 내세워 서양놈들을 물리치자는 주장이다) 를 하루 아침에 유신 근대화론자로 탈바꿈 시킨 인물이며, 일본 해군 창설의 주역이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동경대를 만들면서 세계 최초로 공과대학 (그 이전엔 '공과대학' 이란 게 없었다)을 만들었고 일본은행을 만들었다. 미국으로 치자면, 대학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의회도서관을 만든 토마스 제퍼슨과 닮았고, 일본은행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미국 금융제도를 디자인 한 알렉산더 해밀턴을 닮은 인물이다.

(3)우리는 대한제국이 멸망한 가장 커다란 이유가 바로 이씨 조선 왕실에 있다는 것을 모른 채, '일본 쪽바리 새 ㄲ ㅣ들'만 욕한다. 나아가, 그 왕실의 망할 녀 ㄴ 인 '민비'를 '황후'랍시고 떠받들고,
드라마를 만들고, 뮤지컬을 만들면서 개 지 랄 빙을 친다.

(4)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지배의 특성을 잘 모른다. 서울대 낙성대 연구소에서 요즘 객관적 연구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를 두고 '친일파'라고 욕한다. 첫째, 일제시대는 일반 민중에게는,
그 흉악하고 횡포한 이씨 왕조 때보다 살기 좋았다고 인정해야 한다. 둘째, 일제는 조선을 정말로, '일본의 한 부분'으로 만들려고 엄청난 투자,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그 노력이 성공하지 못 했다는 것을 정말 다행으로 여긴다. 으...그 숨막히는..일본 문화 속에서...그것도...조상을 따지면..2류 열등 시민으로서 산다는 것은...으..끔직하다. 일본은 보수적인 사회여서...조상도 많이 따질 것이고, 미세한 차이도 많이 따질 게다. 일본은 오키나와 사람을 '진짜 일본인'이라고 보지 않으며, 원폭을 맞은 히로시마인들에게 대해서도 눈에 안 보이는 차별을 하는 사회다. )

자...이렇게 좀 차분해 질 필요가 있다. 반일은 좋지만 '감정'은 정말 쓸모없다.
그런데 실은 이렇게 차분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이게 '반일'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고개가 끄덕여질 때가 있고,
눈쌀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냉철하고, 냉정하고, 슬기롭고, 당당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에 대한 증오는 그 가치가 없다.
증오는 정말, 대단한 에너지가 들어가는 정서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증오할 가치가 있는 것을 증오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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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6 06:15:27
    일본의 근대화가 외세와 열거하신 인물들의 활약으로 동북아에선 가장 빨랐기에 그 힘으로 아시아를 재패할 수 있었던 원천일 겁니다.
    어찌보면 힘의 자연스런 역학관계일 수 있었다고 봅니다만 감정적으론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 봅니다.

    증오의 힘이 재기의 발판이 되도록 재창조해야 바람직 하겠죠.
    남탓보다는 스스로의 재활의지가 중요하니까요.

    주위에 우리에게 끝없는 자극을 주는 존재들로 인해 우리가 현명해지고 강해진다고 긍적적이고 진취적인 마음가짐도 필요하겠죠.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호프님은 너무 유식하십니다..부럽삼..농담 아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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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일일 2006-11-26 11:55:53
    Jap's = Lemmings.

    반일은 감정이다. 왜냐하면 혐왜(嫌倭)가 그 시초이자 베이스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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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11-26 21:48:42
    꽁님/ 많이 아는 친구들 따라다니면서 밥 얻어 먹고, 술 얻어 먹으면서..
    귀동냥으로 배우게 된 것입니다. 흑흑^^

    제 글이 이 공간에서 좀 튀더라도, 튀는 넘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심뽀로
    내갈기고 있슴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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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우익 2006-11-27 01:01:22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는 군요...
    서울대 낙성대 연구소에서 요즘 객관적 연구???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교수를 말하는 것 같군요...
    그게 모신문에 보도가 되었지요...
    식민사관을 주장하는 게 객관적 연구입니까?

    경성제국대학에서 일본인 교수들 밑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친일파가 되고 그러한 사람들이 광복 후 대학교수나 여러분야
    에서 사회지도층으로 편입되면서 아직도 그 영향력이 남아 있지요...
    특히 보수우익이라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친일세력이지요...
    그래서 가끔 우익이라는 성향에 안 맞는 주장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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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에서 보다 2006-11-27 13:39:08
    일제 강점기에 국민들이 나라없는 서러움을 당한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한편으로 일본이 한국을 개화를 시키지 않았다면 아직도 양반과 상놈이 존재할지도 모르며 전주이씨가 대대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식민지배가 우리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지만 다른시각으로 보면 근대적인 국가체계를 갖추게한 계기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 무조건 반일을 할것이 아니라 극일을 하여야 합니다.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원자탄 맞고 항복했지만 우리가 갖는 반일감정처럼 반미감정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설령 가지고 있다 하여도 들어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만 할뿐입니다.
    우리도 일본을 반대하고 미워할것이 아니라 일본을 이기도록 노력하는것이 진정으로 반일을 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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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우익 2006-11-27 19:08:50
    뒤에서 보다님/
    이글에 달린 2개의 답글을 우선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식민사관의 세뇌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시기 바랍니다...
    갑오개혁(1894) : 신분제도 폐지(동학농민운동의 주장반영)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전주이씨가 지금까지 황실로 존재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형태는 일본이나 영국과 같은 입헌군주제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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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에서 보다 2006-11-27 19:45:13
    건전우익님 감히 누굴 보고 세뇌되었다고 말하나요?
    누가 날 세뇌 시켰다고 세뇌에서 탈피하란 말이죠?
    님이나 전교조에서 세뇌당한 좌빨적 사고방식을 하루빨리 개량했으면 합니다.
    동학농민운동은 신분제도 폐지를 기치로 궐기한것이 아니라 탐관오리의 착쥐 때문에 생존권 차원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반상타파를 위해 궐기한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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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휴 2006-11-27 22:51:59
    무슨 토사번이 도쿠가와 막부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입니까? 초슈번이라면 몰라도... 토사번은 대정봉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들이었던 사쓰마나 초슈와 달리 상황을 보고 기회주의적으로 끼어들었던 번인데.... 사카모토 료마가 토사번 출신인데 당시 친막부인 토사번에서 얼마나 많은 핍박을 받았는지 아시나요? 존왕양이였던 타케치가 토사번에서 사형당한것도 바로 친막부 정책의 일환입니다.

    님의 가치관을 보면 참 한심합니다. 이런게 바로 우리 우익들의 가치관인가 하고.. 좀 정신 좀 차리고 우익을 하려면 제대로 좀 하세요. 공부도 좀 하고..이건 벨도 쓸게도 없고 제대로 아는것도 없는 사대주의자들이 친일파들이 쓴 책한권 읽고와서 아는척하고 않았으니...참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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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전우익 2006-11-28 07:22:52
    뒤에서 보다님/
    우선, 세뇌라는 말에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갑오개혁(1894) : 신분제도 폐지(동학농민운동의 주장반영)
    은 '동학농민운동때 농민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신분제도폐지를
    정부가 갑오개혁때 반영했다' 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일본이 한국을 개화를 시키지 않았다면 아직도
    양반과 상놈이 존재할지도 모르며' 에 대한 반론입니다...
    즉, 일본과는 상관없이 우리 스스로 신분제를 폐지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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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준 2006-11-28 16:46:54
    정말 호프님... 어쩜 그리 박식하신가요? 도대체 글쓰시기 전에 모든 정보를 다 일일이 확인하고 쓰세요? 아니면 글을 쓰시면서 술술 나오시는건가요?
    님 글을 읽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정치,경제,문화,세계사 등 도대체 모르는 부분이 있긴 있으세요? 너무 궁금합니다. 사법고시 공부 같은거 해보세요... 님은 확실히 붙을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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