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하는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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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하는 날’ 통일이 언젠가는 될 것인가? 아니, 언제이고 꼭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것이 빠를쑤록 좋음은 물론이다. 그 이유는 같은 배달 민족으로서 하나의 국가를 가져야 한다는 ‘1민족=1국가’라는 민족 공동체의 당위성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가 블록화 되어가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앞으로 펼처질 동북아 시대에 우리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또는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북 각각 눈 앞의 문제에만 매달려 씨름하느라고, 한 때 급물살을 타는듯 싶던 통일 과제가 요즘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언젠가는 닥아올 통일 시대에 대비함에 있어 우리가 심각히 생각해 두어야 할 하나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장장 반 세기 동안을 전혀 다른 정치/경제/사회 체제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 그리해서 생각이 다르고, 의식이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른 그들이 ‘하나의 국민’이 되었을 때 과연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여기에 그 문제점의 한 단면을 ‘가상-남남북녀 (南男北女)의 대화’ 형식을 빌어 한 번 그려 보기로 한다. 남남(南男)--북에선 인민들이 망년회 등 명절 때를 ‘자본주의 하는 날’ 이라고 부른다는데 그게 무슨 뜻인가요? 북녀(北女)--평소엔 잘 못먹고 일만 죽어라고 하다가, 그런 날 만은 이밥에 고기국 먹을 수 있고, 주패장 (카드) 놀이등, 신나게 놀 수 있기 때문이죠. 남남--남쪽에선 흰밥은 영양가 없다고 잘 안 먹고, 고기류는 살이 찐다고 잘 안 먹는답니다. 고스톱등 카드 놀이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있고~ 북녀--남쪽 사람들은 그렇게 잘 먹고 잘 놉니까? 참 부럽군요. 남남--그러니 자본주의가 얼마나 좋습니까? 북녀--그렇지만 자본주의는 싫소이다. 남남--잘 먹고 잘 노는 것을 그렇게 부러워 하면서, 자본주의 체제가 아니면 그것이 불가능한데 어쩔겁니까? 북녀--우리 식 대로 살아야죠. 비록 배가 고프고 추위에 떨더라도~사람 사는 것이 뭐, 잘 먹고 잘 노는 것만이 어디 전부인가요? 남남--무슨 뜻이죠? 북녀--자본주의 사회는 글자 그대로 돈(資)이 만사의 근본(本)이 되는 사회, 그리해서 사람들이 돈을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회, 우리는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은거죠. 한편으론 무섭기도 하고~ 남남--무엇이 무섭다는 말 입니까? 북녀--예를 들어 보죠. 남쪽엔 재테크, 복부인 이라는 말이 있다죠? 아마 통일이 되는 그 다음 날 남쪽 복부인들이 이북으로 몰려와 이북 땅을 한뼘도 안 남기고 모두 사들이려 야단법석을 떨거에요. 땅에 대한 개인 소유 개념이 없는 우리들이 그 사람들 하고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겠어요? 남남--산다는 것은 어차피 남과의 경쟁, 그런 인센티브가 없으면 발전이 없고, 진보가 있을 수 없지요. 해방 후 똑같이 50여년의 세월, 그런데 지금 북은 그렇게 못 살고, 남은 이렇게 잘 살고 있지 않습니까? 북녀--남쪽이 아무리 잘 살아도, 그래서 우리가 1년에 몇 번 모처럼 잘 먹고, 잘 놀 수 있는 날을 ‘자본주의 하는 날’ 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되는 날’은 바라지 않지요. 남남--앞뒤가 안 맞는 얘긴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요? 북녀--자본주의 체제는 경쟁 사회라고 하셨는데, 이미 반 백년 동안 그 체제 속에서 살아온 남쪽 사람들 하고, ‘전체는 나 , 나는 전체’라는 주체 사상 속에서 살아온 우리들이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을까요? 그 결과가 불보듯 뻔한 약삭 빠른 사람들과 어누룩한 사람들과의 생존 경쟁, ‘자본주의되는 날’ 우리들은 2등 국민으로 전락, 남쪽 사람들의 뒤치닥거리나 도맡는 처지가 되지 않겠어요? 그것 보단 비록 배가 좀 고프더라도 지금 이대로가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죠. 남남--그렇다고 언제까지 그렇게 배를 곯고, 추위에 떨고 있을 겁니까? 북녀--우리 세대만을 생각하면 혹시 ‘자본주의 되는 날’을 바랄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 2세들을 위해서 그럴 수가 없어요. 남쪽의 그 무서운 입시 경쟁, 몇 백대 일의 취직 경쟁, 선진 자본주의 나라에 가서 자본주의를 몸에 익히고 공부한 그 똘똘하고 영악한 남쪽 어린이들 하고, ‘우리 수령님’ 밖에 모르는 천진난만한 북쪽 어린이들 하고 어떻게 경쟁이 되겠어요? 그렇게 되면 우리 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2세들 까지 3등 국민의 신세로 전락, 남쪽 사람들 시중이나 드는 꼴이 될텐데 우리는 그것을 결코 원치 않는 것이죠. < 중앙일보 (뉴욕판) 2002 년10월 2일 자 >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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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말 같지만, 솔직히 지금 남한 스스로도 휘청거리는 판국입니다.
이런상황에서 갑자기 통일되었다간 둘다 사는게 아니라, 둘다 죽습니다.
뭐든지 성급하게, 그리고 빠른 변화를 바라다간 그만한 댓가를 치루기
마련입니다. 최우선적으로 김정일체제를 붕괴시키고 서서히 북한에 경제적,
사회적 지원을 하여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올려놓고 통일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경제적 문제도 문제지만, 북한주민들이 과연 하루아침에
갑자기 새로운 사회체제에 대해 적응을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봐도 굉장한 혼란이 올 것이 분명합니다. 나라가 망할 지경까지는
안갈런지 몰라도 나라의 상태가 파탄지경이 되어 수십년은 후퇴 할
것입니다.
내가 당장 죽어가는데 다른 병자를 돌볼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내가 먼저 치료받고 건강해져야 남도 간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섭님도 뉴스와 신문 보시겠죠? 그렇다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란걸 잘 아실겁니다. 남한의 경제사정이 지금 말이 아니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몇일전에 대통령이 방송매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연설까지 했습니다. 경제가 너무 안좋아지다보니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그리고 통일 후 북한을 돕는건 미국에 있는 요섭님이 아니라 남한에 있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짐입니다. 해외에 있는 동포들은 원조의 성격일 뿐이지 자신이 직접 어깨에 짊어질 짐은 아니란거죠. 사실 그건 엄청난 차이입니다. 직접 고생하는 쪽도 남한국민들이고 세금을 내는 것도 남한국민들이니까요. 그러니 쉽게쉽게 말하지 마십시오. 물론 당연히 같은 민족으로서 통일되면 남한이 북한을 도와줘야 하겠지만 그것이 국민개개인에게 있어선 강제성이 있어선 안됩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민주주의국가가 아니고 독재국가죠.
생각해보세요. 통일은 커녕, 당장 지금 우리가족 먹여살리기도 힘든 가장에게 '통일됐으니 북한돕게 당신 세금 더 내놔라'라며 강제로 국가가 재산을 갈취할 수는 없는거 아닙니까. 그럼 북한의 김정일정권과 뭐가 다를까요.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통일 반대 안합니다만, 남한국민들 중에서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비난할 수도 없는 것이, 북한에 연고도 없고.. 내가 지금 먹고 살기에도 힘든데.. 그 사람들 의견 묻지도 않고 국가에서 일방적으로 지금 당장 통일하겠다며 나설 수는 없는거 아닙니까. 통일 찬성하는 사람들만 골라서 세금내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니 통일을 하더라도 그 사람들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입니다.
요섭님이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북한의 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내고향도 아닌데.. 갑작스럽게 국가가 내의견 물어보지도 않고 통일해버려서 그 영향이 내게 크게 미쳐 전보다 훨씬 더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면 불만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게 정당한 것일까요.
탈북자분들 중에선 대체로 지금당장이라도 통일만 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은 민주주의국가이고.. 소수의 의견도 반영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처럼 굉장히 큰 사안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죠. 잘못하면 통일한번 잘못해서 남한이 경제적으로 파탄날 수도 있습니다. 아예 통일 안한만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거죠. 북한이 지금 어느정도 살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거의 굶어죽는 지경 아닙니까. 살아온 문화도 전혀 다르구요.
하나하나 자세히 따져보면 이만저만 심각한게 아니죠. 꽤 복잡합니다. 누가 통일되면 좋은거 모릅니까. 무슨 일에도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 죽도 삼키기 어려운 환자에게 과자 먹으라며 줄 순 없는거죠. 그래서 김정일정권을 최우선적으로 붕괴시키되, 남한과 북한이 통일하는건 어느정도 북한경제를 올려놓고 문화의 이질감도 좁혀놓은 후에 해야 한다는 겁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빨리 해치워서 될일이 아니라니까요.
북에서 변화가 일어나 북한주민들이 지금이라도 통일을 하자하면 응해야 한다. 남의 5천만이 북의 2천만 책임져라. 20년 전만해도 남한사람들 대부분 아파트, 자동차 없었다. 해외관광은 극소수나 했다. 그래도 살만 했다. 자동차 좀 작은 걸로 사라. 옷 살때 북한동포 것도 같이 사라. 당분간 동남아관광 꿈도 꾸지 마라. 구두 1켤레 사서 2년 신어라 등등......
국민소득 10만달러가 되어도 마음이 안되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동차를 사도 내돈으로 내가 사고, 아파트를 구해도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평수대로 구하며, 옷살때도 동포라서 사는게 아니라 품질보고 살겁니다. 여행을 하는 것도 내맘이며, 구두를 사서 신어도 발 편하고 품질 좋은거 살라니까 님이나 전재산 털어서 정부에 통일비용으로 써달라며 기부하시죠.
여기가 북한입니까? 개인의 의사나 자유는 완전히 무시한 말씀을 하시는데.. 마지막에 하신 말씀은 맞네요. 국민소득 10만달러가 되어도 국민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마찬가지죠. 그리고 당신같은 사람이 존재하는한 탈북자 인식이 안좋은 쪽으로 변함없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살다살다 이런 황당한 소리는 처음 들어보네요.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사이트에 님글 올려놓으면 사람들 참 탈북자분들 존경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