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평양에선 "부시 친서는 美가 무릎꿇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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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07-12-13 10:36 北안내원들, 南대선에 촉각 "누가 돼도 6.15정신 지켜야" "우리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 보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는 미국이 우리 공화국(북한)에 정치적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대북 지원사업 현황 점검을 위해 11일 평양을 찾은 국제구호단체인 한민족복지재단 방북단을 안내하던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는 부시 미 대통령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해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 김일성 주석의 생가가 있는 만경대를 안내하면서 친서에 대해 기자가 던진 질문에 "미국은 핵문제와 관련해 2005년 합의(9.19 공동성명)를 해놓고도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하면서 공화국을 못살게 굴었다"며 "그런 미국이 내년 말 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지니까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자인하며 우리에게 애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그런 태도를 아직 믿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진정으로 그런 뜻을 가지고 있다면 먼저 그 무슨 테러지원국 문제나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다른 북측 안내원은 되레 "부시 친서에 대해 (남측에서) 어떻게 보고 있느냐"고 묻고는 "미국은 말로만 실천의지를 강조하지 말고 곧바로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 밝혔지만 이미 합의한 사항에 대한 우리 공화국의 실천의지는 확고하다"고 주장하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우리가 언제 제재를 받지 않은 시기가 있었냐"고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미국이 제재를 풀 건, 풀지 않건 우리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민화협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친서 전달 사실을 TV나 라디오를 통해 알고 있으나 상세한 친서 내용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친서=북의 승리'라는 북측의 분위기는 "예전에는 '불가능이란 조선어가 아니다'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최근에는 '당이여 불가능을 달라. 그러면 우리가 가능케 하리라'로 바뀌었다"라는 한 민화협 관계자의 너스레에서도 묻어났다. 방북단이 12일 평양시 순안구역 천동리 국영농장을 방문했을 때 40대 초반의 주민은 "이제 우리는 미국을 아래로 보게 됐다"며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도 이겨냈는데 미국이 아무리 못살게 굴어도 끄떡없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12살 외아들을 둔 세대주(가장)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우린 장군님만 믿고 낙관을 갖고 살고 있다"며 "우리 공화국도 인차(곧)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날이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측 안내원들은 또 남한의 대선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돼가는 거냐", "이명박 후보가 되긴 되는 거냐"고 캐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유독 이회창 후보에 대해 한결같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만 집중 비난하는 이유를 묻자 한 안내원은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경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다져진 북남관계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6.15정신과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흐트러뜨려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양 시내 곳곳에는 '경제강국 건설에 일대 전환을 이룩하자'와 '선군 조선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가자' 등의 구호들이 주로 내걸려 있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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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면 저들도 전 세계를 내다보며 미래에 대한 꿈을 새롭게 펼치겠는지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