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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가 북녘출신인지 내 알바 머요?
REPUBLIC OF KOREA 호프 4 566 2006-07-28 13:56:32
내가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감동 먹은 것은, 북녘 출신 분들의 담담함과 당당함이다.
("서울시민"님이 지적 하듯..저는 이 대목에서 다시한번 제가 '원주민'임을 밝힙니다.
또한 탈북자 분들이 많아지셔서, 수십만이 되어, 저 같은 사람을 대놓고 "당신, 원주민이지?"라고 범주화하여 불러주실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합니다)

수기나 게시물을 읽어보면,
"남한에서는 이미 당신이 탈북자라는 것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자기 일 찾아내어 열심히 성실히 묵묵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리잡고 있게 된다"
"조급해 하지 말고 남한의 언어, 문화, 습관부터 익혀라"
이런 메시지가 거의 매번 들어 있다.

이런 메시지 읽고 정말 감동 먹었다.

20 대 때에 미국에서 한 2년 생활한 적이 있었다.
그땐 입에 "이런 쓰바, 머 이런 개같은 양키 xx들이 다 있어!"라고 욕을 입에 물고 살았다.
내 욕의 핵심은, 이 미국넘들이란 인종이 당최 "배려"란게 없다는 점이었다.

남부 텍사스에 가면 요상한 텍사스 발음으로 지 멋대로 영어를 하고,
(텍사스나 조지아 같은 남부 발음은 모음이 좀 비틀려있고 늘어진다)
북동부 메사추세츠나 뉴욕에 가면 모음 자체는 정확한데, 통통 굴러가는 속사포 영어를 지 멋대로한다. (퍼레이로=포테이토potato, 임포은=임포턴트important)
내가 "외국인"임을 인지하고 나를 "외국인"으로 배려해주는 마음이란 조금도 없었다.

"이런, 개 xx들, 사람을 도대체 멀루 보는거여! 인정머리 없는 잡상놈년들!"이라고 얼매나 욕을 하고 살았던지...

그러나..그러나..세월이 흘러 세상을 더 살고, 여기저기 다른 나라에도 출장을 가보고 나서 느낀게 있다.

미국문화는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내가 외국인인지 아닌지 신경쓰지 않고 그냥 지 평소대로 나를 대하는 문화"라는 점...
그리고 바로 그 점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유리하다는 점을....

세상은 항상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의식/배려"의 다른 측면에는 반드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피부가 누런지, 영어발음이 좀 드러운지 어떤지 신경 꺼 줘. 그냥 니들이 평소 니들끼리 하던대로만 나를 대해줘..그게 나 한테 젤 편해..응?"

그래서 나는 북녘출신 분들한테도 감히 그 비슷한 생각을 하곤 했었다.
"고향이 북쪽이라구요? 음..좀 멀군요..자, 근데 나한테 볼일이 머요? 혹은 내가 해드릴 일이 머요?"라는 식의 무신경, 무감각이 제일 좋다고.
사납게 표현하자면,
"귀하가 북녘 출신이든 남극 출신이든 내 알바 아니지. 귀하가 나랑 같이 한국말 할 수 있는 "인간"인 한 만사 OK! 우리 "인간"으로서 비지니스 한 번 하자구!"이란 식이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 올라온 수기, 게시물 곳곳에서 위와 같은 내 생각과 동일한 생각/동일한 메시지가 읽히면서..나는,...내가 잘못 생각해 온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렇다.

자연스러운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점점 더, "고향" 혹은 "출신"을 의식하지 않고 평소대로 상대를 대하는 것..
점점 더, "고향" 혹은 "출신"을 그냥 심드렁하고 cool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좋다.

나같은 원주민이 북녘분께 해드려야 할 가장 좋은 태도는, (사납게 표현하면)
고향이 어딘지 아예 무감각하고 무신경하게 평소대로 내 생겨먹은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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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 2006-07-28 14:04:01
    호호호호호호호호
    호프님 이글 참 잼나네요
    내가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감동 먹은 것은, 북녘 출신 분들의 담담함과 당당함이다.
    ("서울시민"님이 지적 하듯..저는 이 대목에서 다시한번 제가 '원주민'임을 밝힙니다.
    또한 탈북자 분들이 많아지셔서, 수십만이 되어, 저 같은 사람을 대놓고 "당신, 원주민이지?"라고 범주화하여 불러주실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합니다)
    넘 유머가 철철 넘치네요
    이북사람들이 한국에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너 한국 원주민이지 " 라고
    남한사람들은 이북에 가서 '너 이북 원주민이지 ' 하면서 웃을날이 빨리 왔으면 하네요
    자연스러운게 좋치요
    그가 어떤사람인지 중요한건 사람됨됨이니깐요
    글 잼나게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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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7-28 14:21:13
    미국이란 나라는 개인주의가 잘 발달된 곳이고 그런 개인주의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신것 같네요..
    저도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외국인에게서 자주 느끼던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한다면. 개인주의가 보편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세계에서

    독특한 심정문화를 지닌것은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할 것입니다.
    (물론 다른 문화속에 도 존재하지만 진~하게 울어나버린 곳은 한국이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남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 들이는 심정문화 누가 지금까지
    지내온 일들을 말할라 치면 금새 울음바다가 되어버리는 문화 심정문화
    밖에 없습니다. 우리문화 입니다.

    일본이나 대만에 가도 원주민들이 있습니다.
    극히 사람들을 분리하게 만들고 이질감을 만들어 50~몇백년동안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굳이 원주민과 새터민을 벌써 부터 구분하는것은 현명한 선택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주의와 배려하는 마음은 다릅니다.
    개인주의는 님 말처러 있어도 없는것처럼 만 있을 뿐이고
    배려는 있어도 없는것처럼 하지만 항상그의 어려움을 같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게 배려 입니다.

    200년의 짧은역사
    2억의 인구와 다양한 흑인백인 영국인 프랑스인 오스트리아인 독일인 유태인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까지.. 서로 부대끼며 사는 데에는
    개인주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5000년의 역사 한국이라는 지역정상황 7000만의 인구가 서로 어우러저
    살기엔 심정문화 만하게 없습니다. 더욱 발전시키고
    오히려 이 심정문화를 외국에 전파 시켜야 합니다.

    원주민도 새터민도 없습니다. 오직 대한민국 사람일 뿐이며..
    각자의 고향이 있어 향수를 전해 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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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크 2006-07-28 14:49:53
    하하, 정말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저도 지하철 같은 데서 외국인들이 앉아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옆에 같이 앉지 못하고 슬슬 피하는 거 보는 거 짜증납니다. 모두가 자기딴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행동에서는 편견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들... 그래서 저는 일부러 외국인이 자리잡고 앉아 있으면 그 옆에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버립니다. 피부색이 어떻건 머리색이 어떻건 사람은 다 똑같이 대해야지요.
    탈북자나 새터민이라는 말은 북쪽에서 오신 분들을 어쩔 수 없이 구분 짓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일 뿐이죠. 제겐 다 똑같은 한국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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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2006-07-28 14:58:57
    서울시민님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2006-07-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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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2006-07-28 15:03:27
    호프님에게 글하나 부탁합니다 중국에살고있는 지역의 민족교육의 시급성에대한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학교를 세울려면 한국정부지원이나 아니면 조선족들 스스로 모금이라도해야될듯
    어릴때부터 한글 과 한국말을 가르치고 우리역사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이 꼭필요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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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2006-07-28 15:04:22
    이 대목에서 다시한번 제가 '원주민'임을 밝힙니다.<---(웃음)
    보통의 경우 원주민 이라는 것을 강조하지는 안지만 (웃음)
    뭐 특별하신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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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7-28 22:44:27
    시민님, 엄청 어려운 걸 물으시네요. 언뜻 생각하면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정부의 방침입니다. 제가 알기로 동북3성은 중국 정부에 있어서 매우 전략적이고 민감한 지역으로 압니다. "민족교육"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커리큘럼, 교재, 교안...이런 걸 모두 아주 치밀하게 온라인 화하고 (혹은 파일 다운로드가 가능하게 하고..) 중국 내부의 조직은 매우 비공식적인 경량 조직으로 만드는게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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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프 2006-07-28 22:52:00
    "김'님께. 리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위악(僞惡)적인 것이 편해서, 기냥 좀 "사나운 개인주의자"로 남겠습니다. 하지만, 님이 말씀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알것 같고, 최소한 제가 '알 것 같은" 범위에서 100퍼센트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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