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뉴스

뉴스

상세
탈북 손녀 "할머니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연합뉴스 2011-03-02 17:21:00 원문보기 관리자 2434 2011-03-02 23:44:44

탈북 손녀 "할머니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해요"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2일 중동부전선 최전방 격전지인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에서 열린 한겨레중고교 개교기념식에서 2006년 탈북했던 이 학교 최유리(19) 양이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최 양의 할머니는 탈북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양은 "할머니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통일되는 날 달려가 그때 말없이 떠나야만했던 거 다 이야기해드릴게요. 그때는 용서해주시겠죠"라고 울먹였다. dmz@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

 

탈북학생 위한 한겨레중고교 백마고지서 개교기념식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할머니 곁에서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통일되면 달려가서 다 이야기해 드릴게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2일 북한을 마주한 강원 철원군 백마고지를 찾은 최유리(19) 양은 탈북 이전까지 아껴주던 할머니 생각에 눈물을 훔쳐야 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한겨레중고교에 재학 중인 최 양은 이날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전개됐던 백마고지에서 열린 개교기념일을 맞아 같은 학교에 다니는 탈북학생 150명과 함께 철원을 찾았다.

최 양은 영하권의 쌀쌀한 날씨 속에 이날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등을 북한에 두고 떠나와야 했던 학생들을 대표해 고향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최 양은 "할머니 곁을 떠난 지 5년이 됐어요. 오늘같이 추우니 할머니 생각이 더 나고 많이 보고 싶어요"라며 "이렇게 추운 날에 꼭 안아 주시고, 손도 불어주시고 하셨는데..."라며 울먹였다.

또 "항상 너만은 흰 쌀밥 먹어야 한다며 한쪽으로 몰아 밥 한 공기를 듬뿍 담아 주시면서 많이 먹고 씩씩하게 자라라고 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다"며 "할머니 곁에 더 있다가 나왔어도 됐을 걸 도망치듯 떠나와 저 자신을 많이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도망치듯 숨기고 나오지 않았으면 할머니도 편히 눈감고 하늘나라로 가셨을덴테.."라고 안타까워했다.

최 양은 이어 "할머니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통일되는 날 달려가 그때 말없이 떠나야만 했던 것 다 이야기 해 드릴게요. 그때는 용서해주시겠죠"라고 편지 낭독을 마쳤다.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할머니와 살던 최 양은 2006년 12월 탈북해 이듬해 3월 한국에 왔으며 최 양을 아껴주던 할머니는 탈북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양이 할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마친 뒤 오르던 백마고지 전적지탑 상공으로 때마침 북녘에서 날아온 두루미 50여 마리가 창공을 선회하다 사라졌다.

최 양은 "제가 새였으면 좋겠어요. 새들에게는 휴전선이 없어 자유로우니까"라고 말했다.

한겨레중고교는 새 학기를 맞아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학생들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게 하려고 이날 철원에서 개교기념식을 했다.

곽종문 교장은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분단 전 서로 힘을 모아 조국의 독립을 기원했던 3.1절을 개교기념일로 정했다"며 "탈북 학생들이 장차 통일 한국의 지도자로 자랐으면 하는 뜻에서 6.25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를 찾아 개교기념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평화 통일을 이루는 것이 고향에 남겨둔 부모님을 위한 것"이라며 "여러분이 통일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어 북한에서 남쪽으로 파내려 왔던 제2 땅굴을 둘러보고 나서 평화전망대를 찾아망원경을 통해 찾아갈 수 없는 북녘땅을 살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휴전선 앞에서 단절된 경원선 옛 철길을 따라 걸어가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원문 보기

좋아하는 회원 : 3
말랑루즈 이민복 서울토박이

좋아요
신고 0  게시물신고
  • 땡오 ip1 2011-03-03 12:59:29
    가슴아픈 사연이네요 우리함께 할머니께 기도합시다
    좋아요 한 회원 1 좋아요 답변 삭제
  • 말랑루즈 ip2 2011-03-03 13:04:00
    저 애는 저 무거운 맘의 짐을 평생 안고 가겠찌..
    잊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처럼..ㅠㅠ
    불쌍한것..ㅠㅠ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이비2 ip3 2011-03-03 13:06:59
    손녀라도 남쪽에서 무사히 지내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저는 ip4 2011-03-03 18:32:25
    너무나 눈물이 나는 마음 아픈 이야기입니다.
    빨리 통일이 되어 더 이상 이런 아픔을 겪는 우리 민족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영미 ip5 2011-03-04 05:48:00
    참 기가 막힌 이야기입니다. 학생이라두 빨리 커서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면서 사세요 그럼 하늘나라에 있는 할머니두 기뻐하실거예요 화이팅 하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riverglory ip6 2011-03-04 10:08:46
    할머님은 너무나 사랑하는 유리양이 자유의 땅에서 학교 잘 다니고 건강하게 있는것만으로
    크게 기뻐 하실거에요.할머니를 위해서라도 공부 열심히 하시고 더욱 성숙한 자유인이 되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hong ip7 2011-03-04 16:05:33
    아 안타깝다 북한 붕괴 돼서 할머니와 소녀에게 행복이 있기를......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 51554 ip8 2011-03-05 16:14:37
    야~ 얼굴이쁘고 쎅끈하다 사귀어보고싶다
    여자이쁘다 남남북녀구만
    북한사투리까지쓰니 귀엽겠구만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 하늘호수 ip9 2011-03-06 22:12:39
    이제 눈물이 말라버린줄 알았는데,,
    안타깝고 기막힌 사연을 보니 또 눈물이 나네요
    나라를 잘못만난 죄로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저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로 치를 떨어야 하는지,,
    하루빨리 통일이 되길 기원합니다.
    유리양 힘내세요 할머님은 천당가셨습니다
    하늘에서 유리양을 지켜보고 계실겁니다 힘내세요~
    좋아요 한 회원 0 좋아요 답변 삭제
댓글입력
로그인   회원가입
이전글
北 민주화 이끌 세력·동력 내부에 존재하나
다음글
"북한은 우리가 먹여 살려야 할 빈민집단 아니다"